웨어러블 로봇의 가장 큰 매력은 인간 신체의 부족한 부분을 물리적으로 보강해 준다는 점이다. 안경과 렌즈의 등장으로 ‘시력 저하 장애인’이라는 말이 사라졌듯 웨어러블 로봇의 등장으로 ‘근력 약화 장애인’이란 말도 없어질지 모른다. 또한 웨어러블 로봇은 사람에게 밀착해 많은 데이터를 얻어내기 때문에 측정, 진단, 나아가 메타버스 세상에 접근하기 위한 입력 장치로서 활용도가 높다. 물론 디지털 세상에 물리적 경험을 더해 줄 웨어러블 로봇의 잠재력이 곧바로 실현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연구개발-상용화-시장 개척’ 등 단계마다 해결해야 할 과제가 산적해 있다. 하지만 로봇이 아닌 사람을 중심에 두고, 사람의 삶을 향상한다는 비전을 명확히 보여준다면 꿈과 희망을 먹고 사는 산업은 계속해서 발전할 수 있다.
만화영화를 보고 로봇을 상상하던 시절이 있었다. 1990년대부터는 로봇공학이 대학 연구실의 단골 연구 주제로 자리매김했고 2000년대에 들어서자 꽤 멋진 모습을 한 로봇들이 하나둘 현실에 나타나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때에도 여전히 대부분의 사람은 로봇이라 하면 SF(공상과학) 영화만을 떠올렸다. 영화 속 로봇은 남녀노소가 모두 좋아할 만한 멋진 모습을 하고 있었지만 현실에서 마주할 리는 없다고 생각했다. 굳이 현실판 로봇이라 하면 애국가 영상에서 불꽃을 화려하게 튀기며 바쁜 손놀림을 보여주는 산업용 로봇 정도였다. 자동화된 공장에서 사람 대신 빠르게 부품을 조립하는 이런 로봇은 말이 로봇이지 자동화된 기계의 일부에 불과했다.
2020년대 중반을 앞둔 요즘, 컴퓨터 그래픽인지 현실인지 헷갈릴 정도로 정교하고 화려한 동작을 뽐내는 로봇들의 영상이 SNS를 도배하고 있다. 우리의 일상에도 어느새 깊숙이 들어와 있다. 집 안 로봇청소기는 이제 로봇으로 보이지도 않을 정도다. 많은 식당에선 로봇이 사람 대신 서빙을 하고 있다. 공장에선 사람들과 뒤섞여서 함께 일하는 협동 로봇이 즐비하다. 물론 우리 주변에서 보는 로봇은 SNS에서 보는 것과는 아직은 어딘지 좀 달라 보이는 게 사실이다. 그러나 이것 하나만큼은 분명하다. 로봇은 우리의 예상보다 빠르게 일상의 필수적인 존재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런 사실을 증명하고 있는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웨어러블 로봇이다.
‘아이언맨’ 슈트? 웨어러블 로봇이란
일반적으로 웨어러블 로봇이라고 하면 영화 ‘아이언맨’ 속 슈트를 떠올린다. 넓은 의미에서 보면 영화 속 슈트도 웨어러블 로봇이 맞다. 입고 벗을 수 있는 로봇을 통칭하는 분야가 웨어러블 로봇이기 때문이다.
공경철 교수는 서강대 기계공학과 및 물리학과를 졸업하고 2006년 동 대학원 기계공학 석사를 거쳐 2009년 UC버클리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졸업 후 2011년 서강대 기계공학과 교수로 부임했으며 2019년부터는 KAIST 기계공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제어이론을 전공하고 로봇공학을 연구하고 있으며 인간의 능력을 로봇기술로 보완하기 위한 여러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웨어러블 로봇을 상용화하기 위해 2017년 엔젤로보틱스를 창업하고 CEO 및 CTO를 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