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K푸드가 완벽한 음식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다. 한국의 식품 업체 ‘올곧’에서 생산하고 트레이더 조가 PB 상품으로 유통하는 냉동 김밥의 열풍은 K푸드가 명실상부 미국 음식 시장의 하나의 카테고리로 자리 잡았음을 보여주고 있다. 또한 2005년 ‘애니천’부터 2019년 ‘슈완스’까지 숱한 식품 기업들을 인수하며 미국 진출을 위해 막대한 투자를 감행해 온 CJ는 ‘비비고 만두’ 등 현지화에 성공한 제품으로 현재 조 단위 매출을 기록하고 있으며 삼양도 불닭볶음면 챌린지에 힘입어 미국 주요 유통 채널들에 모두 입점하는 등 브랜드 파워와 인지도를 증명하고 있다. 한국 치킨, 한국식 BBQ 등의 터줏대감도 2차 유행 특수를 누리고 있긴 마찬가지다. 하지만 이런 K푸드 2.0 열풍이 식지 않고 지속가능하려면 K콘텐츠와의 결합을 통한 시너지 도모, K푸드 플랫폼의 구축, 육류의 미국 수출을 위한 정부 지원 등 여러 조건이 추가로 갖춰져야 한다.
미국에서 K푸드가 반짝 관심을 넘어 새로운 음식 트렌드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2010년대 초반만 하더라도 해외에서 한국 음식이라 하면 비빔밥과 불고기가 전부였지만 이제는 김밥, 핫도그, 라면, 만두 등 길거리 음식(Street Foods)이 합세해 비빔밥과 불고기를 넘어 한식 붐, 즉 ‘K푸드 2.0’ 열풍을 이끌고 있다. 뉴욕에서 한식을 활용해 미슐랭 스타를 받는 한국 셰프를 찾아보는 게 더 이상 어색하지 않아졌고 맨해튼 32번가 코리아타운 식당가 인근 지역은 평일에도 인산인해를 이룬다. 2023년 농식품 분야 수출액은 90억 달러(약 11조 원)로 건국 이래 최대치를 기록했다. 2022년 문화체육관광부가 발표한 브랜드 파워지수에서 K콘텐츠는 58.5점이었던 반면 K푸드는 66점을 기록했다. K푸드가 K콘텐츠보다 인기 있는 독보적인 아이템이 된 셈이다. 이후 K푸드가 한 단계 업그레이드되는 사건이 있었으니 바로 냉동 김밥 열풍이다. 북창동 순두부에서 시작해 오늘날 트레이더 조 냉동 김밥에 이르기까지 미국에서 K푸드가 진화해 온 여정과 현주소를 살펴본 뒤 앞으로 2.0 열풍을 넘어 K푸드가 나아가야 할 길을 짚어보자.
김한송 셰프는 기자, 칼럼니스트 등으로 다양한 영역에서 활동하다 2011년에 미국으로 건너가 뉴욕에서 한식의 맛을 알리고 있다. 뉴욕타임스와 폭스뉴스가 뉴욕 3대 런치 스폿으로 선정한 한식 도시락 전문점 ‘핸섬라이스(Handsome Rice)’와 한국식 치킨 프렌차이즈 ‘SFC 서울 프라이드 치킨’의 대표이기도 하다. 미국 프로비던스 존슨앤웨일스대에서 석사 과정을 마치고 북미에서 가장 오래되고 공신력 있는 조리사협회인 미국조리사협회(American Culinary Federation) 총주방장 심사위원으로 활약 중이다. 집필한 주요 도서로는 『아주 특별한 저녁식사』 『셰프의 노트를 훔치다』 『궁극의 메뉴판』 『면 이야기』 『뉴욕을 먹다』 『위대한 셰프의 생각법』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