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는 국가 경제 발전과 과학기술 개발을 위해 중앙 및 지방 정부 차원에서 일찍이 적극적인 해외 우수 인재 유치 정책을 추진해왔다. 이에 발맞춰 중국 민간 기업들 역시 채용, 보상, 조직문화, 인재 육성에 이르기까지 HR 관행을 점진적으로 변화해 나가며 인재 확보에 공을 들이고 있다. 금전적 보상을 뛰어넘는 임직원 가치 제안(Employee Value Proposition)에 주력하는 한편 혁신 주도형 조직문화가 활성화되는 추세다. ‘런단허이(人单合一)’라는 독특한 조직문화를 도입해 기업 전체를 4000여 개 스타트업으로 쪼개며 날렵한 조직으로 변모시킨 하이얼이 대표적이다. 특히 개개인의 자율성과 창의성을 북돋아 조직 전체가 끊임없이 발전하도록 이끄는 ‘능동적 진화(He Principle, HP)’, 합리적인 제도와 시스템을 통해 효율성을 높이고 위험을 관리하는 ‘최적화된 설계(Xie Principle, XP)’를 강조하는 ‘조화관리이론(HeXie Management Theory, HXMT)’은 런단허이 모델의 탄탄한 이론적 근간이 되며 하이얼의 경영 혁신을 뒷받침하는 핵심 역할을 했다.
인재 위기, 기업 생존 넘어 국가 미래 위협
기업은 현재 초연결(hyper-connectivity)의 촘촘한 그물망 속에서 인공지능(AI)으로 상징되는 초지능(hyper-intelligence)의 거센 물결을 마주한 채 초불확실성(hyper-uncertainty)이라는 짙은 안개를 헤쳐 나가고 있다. 이른바 ‘3초 시대(3-Hyper Era)’를 살고 있는 경영자들은 한 치 앞을 내다보기 어렵게 하는 수많은 변수와 경영 환경을 둘러싼 정치, 사회, 경제, 문화적 요인들을 고려한 최적의 의사결정을 내리기 위해 애쓰고 있다. 변동성(Volatile), 불확실성(Uncertainty), 복잡성(Complexity), 모호성(Ambiguity)으로 대표되는 이른바 ‘VUCA 세계’에서 지금까지 부단히 잘 헤쳐 나가나 싶었는데 이제는 ‘3초 시대’를 둘러싼 환경에서 경쟁과 생존을 고민해야 하니 경영자들의 어깨가 참으로 무겁다.
경영자들은 가치 제안, 고객, 제도, 기술 발전 등 기업을 둘러싼 대내외 환경 요인을 철저히 분석하는 동시에 초연결, 초지능, 초불확실성 시대를 헤쳐 나가는 당사자는 결국 ‘사람’이라는 본질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생성형 AI로부터 개인 맞춤형 아이디어와 조언을 즉각적으로 받을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됐지만 이런 정보와 인사이트를 바탕으로 중요한 의사결정을 내리고 경영을 수행하는 주체는 바로 사람, 즉 기업의 임직원들이다. 사람 관리(people management)는 기업의 성공뿐만 아니라 국가의 경쟁력 제고에도 핵심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되새겨야 할 때다.11Porter, M. E. (1990). The competitive advantage of nations. Harvard Business Review, 68(2), 73-93; Huselid, M. A. (1995). The impact of human resource management practices on turnover, productivity, and corporate financial performance. Academy of Management Journal, 38(3), 635–672.닫기
김창희 교수는 한국외국어대와 서울대에서 경영학 학사와 교육학 석사를 각각 취득한 후 LG이노텍 인사팀을 거쳐 호주 제임스쿡대에서 경영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싱가포르 리퍼블릭 폴리테크닉 경영대 교수로 재직한 바 있으며 현재는 지속가능한 비즈니스 모델 및 전략을 연구하고 있다. 스위스 제네바 국제무역센터 순환경제 워킹그룹의 학계 전문가로 활동 중이며 한국인사관리학회 편집위원 및 상임이사를 맡고 있다.
취진자오(Qu Jinzhao) 교수는 중국 산둥재경대에서 경영학 학사를, 베이징이공대에서 경영학 석사를 취득한 후 10년 동안 중국 국영기업 HR 부서에서 근무했다. 이후 중국인민대와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자유대에서 각각 경영학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주된 연구 관심 분야는 조직의 성과 및 발전과 연관되는 리더십 역학, 조직 내 창의성 발현 메커니즘, 고성과를 위한 혁신 프로세스 관리다.
레이량(Lei Liang) 교수는 중국 시안교통대에서 경영학 학사, 석사, 박사 학위를 취득한 후 동 대학과 저장공업대에서 경영학 교수로 재직했다. 또한 중국 교육부 과학기술위원회 경영과학분과 과장을 지냈다. 대학 부설 XIPU 전략적 인적자원 연구원의 원장직을 겸임하고 있다. 주요 연구 분야는 전략적 인적자원관리, 기업 이론, 조직 생태학, 교육 및 기술 경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