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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회사는 컬트적인가, 독소적인가

한근태 | 330호 (2021년 10월 Issue 1)
Article at a Glance

조직문화란 구성원들이 일할 때 의식적으로 혹은 무의식적으로 따를 수밖에 없는 환경이다. 조직문화는 사명 선언문을 통해 진단할 수 있다. 임원들과 직원들에게 사명 선언문이 말하는 가치가 기업 현장에서 실제 행동으로 이어지는지 묻는 것이다. 만약 사명 선언문이 적절하지 않다면 직원들의 참여를 통해 새로운 사명 선언문을 만들어야 한다. 조직문화는 직원과 고객의 행복을 증진하는 컬트적인 문화와 단기적인 이익만을 좇아 직원들에게 고통을 주는 독소적인 문화로 나눌 수 있다.



오래전 식품회사 하나를 컨설팅한 적이 있다. 첫날 회장을 만나러 갔는데 임원들이 회장실 앞에 진을 치고 있었다. 결재 서류를 하나씩 끼고 긴장한 얼굴이었다. 왜 임원들을 밖에서 기다리게 하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나라면 일단 기다리던 사람들은 돌려보내고 나중에 내가 차례로 이들을 찾아갈 것 같다. 편안한 분위기에서 말을 들으면서 결재를 하는 게 나을 것 같다. 이 회사를 다음에 방문했을 때는 아예 정문 앞에 사람들이 쭉 도열해 있었다. 출근하는 회장에게 인사를 하기 위해서였다.

조폭 집단도 아니고 이게 무슨 짓일까? 그런데 이게 이 회사의 문화다. 이 회사에서 회장은 절대 권력자다. 회장의 말에 토를 다는 건 용납할 수 없다. 그러다 보니 외부에서 좋은 인재가 와도 견디지를 못한다. 임원들도 회장과 성향이 비슷하다. 권위적이고, 관료적이고, 고압적이다. 왜 이 일을 하는지, 어떻게 하면 잘할지는 관심 없다. 회장이 이 일을 지시한 것인지, 이 일을 회장이 좋아하는지, 어떻게 해야 회장 눈에 들지가 초미의 관심사다. 몇 주간 이 회사와 일을 하다 핑계를 대고 프로젝트를 중단해야 했다. 더 이상은 이런 회사와는 일하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 회사의 조직문화를 한마디로 얘기하면 조폭 문화다. 왜 그런 문화가 생겼을까? 회장이 조폭 같은 성격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견디지 못하는 사람은 떠나고 비슷한 부류의 사람들만 살아남아 이 같은 조직문화는 더욱 공고해진다.

조직문화란 무엇일까? 내가 생각하는 조직문화는 “뭐라고 하지는 않지만 그런 행동을 해야만 하는 그 무엇, 그런 행동을 하지 않으면 견디지 못하게 하는 그 무엇”이다. 한 기업의 CEO는 기업 문화를 이렇게 정의한다. “많은 사람이 감지하는 것이 인식이 되고 그 인식이 널리 퍼져 문화가 된다. 기업 문화는 일을 할 때 내 의지와는 상관없이 의식적 혹은 무의식적으로 따를 수밖에 없는 환경이다. 아무리 비현실적인 개발 일정이 내려오더라도 맞춰야 한다는 인식이 박혀 있으면 그 인식이 곧 기업 문화가 된다.”

조직문화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조직문화가 성과와 연결되기 때문이다. 『컬처 레버리지』는 조직문화에 관한 책이다. 조직문화가 무엇인지, 왜 중요한지, 또한 조직문화를 어떻게 바꿀 수 있는지를 설명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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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명 선언문은 조직문화의 거울?

회의 방식, 문제 해결 프로세스, 회식 분위기 등 현재 여러분 회사의 조직문화는 어떤가? 왜 이런 조직문화가 만들어졌다고 생각하는가? 이런 조직문화로 여러분이 원하는 성과를 달성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가? 강력한 기업 문화는 보이지 않는 손같이 기업의 운영 방식을 지배한다. “여기서는 그렇게 하지 않는다는 말이 그 어떤 문서상의 규칙이나 매뉴얼보다 훨씬 강력한 힘을 가진다.” 인텔을 만든 앤드루 그로브의 말이다. 기업은 사과나무와 같다. 뿌리는 조직문화, 줄기는 관리자, 가지는 직원이다. 기업의 발전을 위해서는 우선 뿌리가 튼튼해야 한다. 그리고 열매는 가지에 열린다. 즉, 직원을 통해 성과가 창출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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