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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R 전략

‘실력 갖춘 젊은이가 어른답게 노는 곳’ 역사 바꾼 앱스타트업은 이렇게 일한다

이기대 | 219호 (2017년 2월 Issue 2)
Article at a Glance

앱 생태계의 스타트업들은 수평적 기업문화를 추구한다. 임직원 간의 자유로운 소통에서 오는 경쟁력을 얻기 위해, 또 그런 문화를 선호하는 인재들을 흡수하기 위해서다. 스타트업 HR의 전반적 특징은 다음과 같다.

1) 팀 구성: 학연과 직장연 의존이 높다

2) 채용: 개발자를 잘 모셔야 한다. 대기업 전략기획 출신을 좋아하지 않는다

3) 교육: 외부 교육 참가는 장려하나 내부 집체 교육은 없다

4) 보상: 전반적으로 낮다. 스톡옵션도 드물다

5) 소통: CEO와 쉽게 이야기할 수 있는 채널을 제공한다



2007년 1월, 스티브 잡스는 맥 월드 행사장에 모인 그의 지지자들 앞에서 첫 아이폰을 공개했다. 잡스가 아이폰에서 구글 지도 앱을 열고 ‘스타벅스’라고 치자 화면에 매장을 표시하는 빨간색 핀 예닐곱 개가 피어올랐다. 객석에서 탄성이 터져나왔다. 핀 하나를 고르자 매장 전화번호가 표시됐고, 한 번 더 누르자 스타벅스 캐시어의 “Good Morning”이란 목소리가 컨벤션홀에 울려 퍼졌다. 요즘이라면 저가형 스마트폰에서도 당연히 가능한 기능이지만 아이폰 이전엔 그런 일은 상상 속에서나 가능했다. PC를 켜고 스타벅스 사이트에 접속해서 인근 매장의 전화번호를 알아낸 다음 전화기를 들고 버튼을 꾹꾹 눌렀어야 가능했던 일이다. 그 복잡했던 과정이 손안에 쏙 들어오는 3.5인치 화면 안에서 불과 몇 번의 터치로 가능해졌다. 스티브 잡스의 애플이 만든 앱 생태계였다. 잡스는 장난스럽게 라테 4000잔을 주문했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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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곧바로 “Just kidding, wrong number. Thank you”라고 덧붙이긴 했다). 라테 에피소드와 함께 그날의 행사를 유명하게 만든 것은 발표를 시작하면서 아무렇지도 않게 툭 던진 잡스의 선언이다. “오늘 우리는 역사를 만들 겁니다(We’re going to make some history together, today).”

스마트폰에 앱이 없었다면 작은 화면과 화면 속 키보드에서 오는 불편함을 극복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일본식 도시락의 내용물처럼 잘 포장된 앱들은 편리성과 정보 접근성을 놀라울 정도로 향상시켰다. 애플은 자체적으로 아이폰의 모든 기능을 개발해 공급하는 대신 외부 업체들에 좌판을 깔아주고 자리 값으로 30%를 떼는 플랫폼 정책을 폈다. 첫해에 6만 개 이상의 앱이 등록됐고, 현재 그 숫자는 200만 개를 웃돈다. 경쟁 관계에 있는 안드로이드 플랫폼에는 220만 개의 앱이 있다고 알려졌는데 전달 경로가 워낙 다양해서 정확한 집계가 불가능하다. 시장 자체가 만들어진 지 불과 10여 년밖에 되지 않았다. 개발 도구나 엔진들도 새로 제작한 것들이 많다보니 앱 생태계를 구성하는 것은 거의 신규 업체들이다.



앱 이코노미의 특성은 수평적 기업문화

영미권에서는 ICT(정보통신기술) 기반의 신규 창업 기업을 일반적으로 스타트업이라 부른다. 스타트업에 자본을 공급하는 위험자본을 벤처캐피털이라고 부르기는 하지만 창업기업을 벤처라고 부르지는 않는다. 한국과 일본은 표현이 조금 다르다. 1990년대에 등장하던 반도체와 인터넷 기반의 신기술 기업들을 벤처라고 불렀고 2000년대 후반부터 스마트폰, 앱 생태계와 밀접한 관련성을 띠면서 창업하는 이들을 스타트업이라고 부른다. 그런가 하면 필자가 근무하는 스타트업얼라이언스에서는 ‘스타트업’을 이렇게 정의한다. ‘새로운 아이디어나 기술을 기반으로 급격한 성장이 기대되는 사업모델을 가진 회사를 지칭한다. 대체로 구성원 간에 수평적 열린 소통문화를 가진 회사들이 많으며 주식시장에 상장되거나 대기업에 합병되기 이전 상태의 회사를 말한다.’2

그러다보니 흔히 모바일 앱 생태계에서 활동하는 스타트업 기업들은 사장부터 사원까지 친구 혹은 가족처럼 지내는 수평적 문화가 일반적일 것이라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엄밀히 말하자면 스타트업 붐의 종주국인 미국에서는 급격한 성장 가능성의 유무로만 특정 신생 기업이 스타트업인지, 아닌지 여부를 판단한다. 와이컴비네이터(Y Combinator)라는 저명한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터의 공동 창업자이자 벤처투자자인 폴 그레이엄은 ‘스타트업이란 빠르게 성장하도록 설계된 회사를 뜻한다’고 정의했다. 스타트업 동네에서 좋아하는 ‘파괴적 혁신(Disruptive Innovation)’ 같은 표현도 따지고 보면 급격한 성장을 가능하게 하는 수단에 지나지 않는다. 즉, 미국에서는 ‘수평적, 열린 소통문화’가 스타트업의 필요조건이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타트업 하면 수평적 문화가 떠오르는 것이 사실이다. 실제로도 수평적 문화를 갖고 있음을 강조하고 또 수평적 문화를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는 경우가 많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스타트업이 수평적 문화를 특장점으로 내세워 얻을 수 있는 것은 크게 두 가지다. 첫째, 임직원 간의 자유로운 소통에서 오는 경쟁력이다. 둘째, 그런 문화를 선호하는 계층을 흡수하는 데 유리하다는 점이다. 수평적 문화가 매력적으로 어필할 수 있는 대상은 아무래도 나이가 든 그룹보다는 젊은이들이다. 또 국내파보다는 유학파나 외국계 기업 출신들이다.



스타트업을 찾는 이유, 스타트업을 피하는 이유

IT 기반의 서비스 업종이 대부분인 국내 스타트업에서 수평적 문화는 이제 당연시되고 있다. 반면 기존 대기업이나 중견기업에서는 수평적 문화가 쉽게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2016년 3월 대한상공회의소와 맥킨지가 공동으로 발표한 ‘한국 기업의 조직 건강도와 기업문화 진단 보고서’를 보자. 이 보고서는 한국 기업의 조직 건강도를 해치는 핵심 요인으로 다음 세 가지를 지적했다. ①일방적·권위적 리더십 스타일과 리더십 역량 부족 ②주먹구구식 업무프로세스 ③객관적 평가 및 공정한 성과보상 기반 미흡이다. 2014년 대한상공회의소가 단독으로 조사했던 한국 기업문화의 문제점 조사에서도 대다수 직장인(61.8%)이 ‘상명하복의 경직된 의사소통 체계’를 첫 번째 문제로 꼽았다. 또한 직장 내 갈등의 주요 요인으로 ‘업무와 관련한 의사소통의 문제’(67.2%)를 꼽았다. 이는 대기업 직원들이 스타트업으로 이직하게 만드는 단골 사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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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다 직접적으로 대기업 직원을 대상으로 스타트업으로의 이직에 관해 물어본 조사도 있다. 설문조사 전문기관인 오픈서베이와 스타트업얼라이언스는 2014년부터 매년 ‘스타트업 트렌드 리포트’를 발표한다.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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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년 동안 이 설문에서는 500∼800명 정도의 대기업 직원을 대상으로 스타트업으로의 전직 가능성에 대해 물어봤다. 3년 치 설문 내용을 종합해보면 긍정적으로 고려한다는 응답자들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스타트업 이직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① 빠른 성장으로 인한 성취감

② 가치 있는 일을 한다는 사명감

③ 빠르고 유연한 의사결정 구조

④ 스톡옵션 등으로 인한 수익 기대감

즉, 대기업 직원들이 스타트업에 대해 가장 부러워하는 부분은 자기주도적으로 일하는 문화와 관련이 높다. 반면 스타트업으로의 전직에 부정적인 답변을 한 대기업 직원들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전직이 꺼려진다고 말했다.

① 낮은 고용 안정성에 대한 불안

② 급여 등 복리후생 감소에 대한 걱정

③ 부모님 등 가족의 반대

④ 이끌어줄 수 있는 사수의 부족 등 상대적으로 부실한 회사 내 자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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