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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 언어의 주어는 모두 ‘You’


편집자주


DBR이 ‘리더십 고수’를 꿈꾸는 기업 중간관리자를 위해 ‘Leadership Espresso’ 코너를 연재합니다. 한숙기 한스코칭 대표가 깊이 있는 인문학적 지식과 다양한 현장에서의 코칭 경험을 토대로 리더십 역량을 키워줄 짧지만 강력한 팁을 전합니다.



기업의 공감지수를 다룬 <하버드비즈니스리뷰(HBR)> 아티클을 읽은 적이 있다. 기업이 고객, 구성원, 소셜미디어를 대상으로 발휘하는 3가지 공감능력을 기준으로 평가를 매겼는데 1위가 링크트인, 2위가 마이크로소프트, 7위가 구글, 21위는 아마존, 43위는 애플, 45위가 삼성이었다. 1위를 한 링크트인의 경우 고객들의 니즈에 부응하기 위해 필요 시 경쟁사인 트위터도 추천하는 등 고객들과 잘 공감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공감지수 평가를 통해 경영전략상의 강점과 약점을 파악하고 미래 전략도 조정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기업과 공감은 일견 양립될 수 없어 보이지만 꽤 잘 어울리는 한 쌍이라 하겠다.

기업이나, 개인이나 초연결의 시대에 공감력(共感力)은 그 위상이 올라갈 수밖에 없다. 소비자의 마음을 읽는 마케팅, 국민의 뜻을 헤아리는 정부, 아내의 심기를 살피는 남편에게뿐 아니라 구성원을 움직이려는 리더에게 공감력은 필살기이다. 상대방의 생각과 감정에 대한 이해나 고려 없이 영향력을 발휘하기란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회의시간에 왜 발언하지 않느냐고 압박을 주는 리더, 자신의 지시사항이 왜 이행되지 않았냐며 지시를 반복하는 리더, 자신의 피드백이 마음의 저항을 일으키고 있음을 모르고 강도를 높이는 리더 등 상대의 굳게 닫힌 마음은 아랑곳하지 않고 내 할 말에만 집중하는 리더는 옳을지는 몰라도 전략적이지 않다. 내 말이 받아들여질 공간(space)을 먼저 확보하고 그 다음에 내 메시지를 전달하는 게 영향력의 전술이다.

그런데 알면서도 왜 잘 안 되는 것일까? 더구나 공감력은 누구에게나 주어진 생득적 능력임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사실 나이나 지위가 올라갈수록 공감력은 메말라간다. 공감력이 있다 하더라도 선택적으로 작동한다. 상사에게는 강력히 발휘되고 만만한 사람에게는 작동하지 않는다. 각종 인지활동에 들어가는 에너지를 최대한 아끼려는 ‘인지적 구두쇠(cognitive miser)’ 현상이다.

공감을 잘하기 위한 4단계는 다음과 같다. 첫째, 상대방에게 온 주의를 기울인다. 표정, 목소리, 몸동작에는 말이 전하지 않는 많은 힌트가 있다. 말은 괜찮다고 하나 표정이 불편함을 알려준다. 둘째, 말밑에 있는 느낌과 본심을 듣는다. 언어화되지 않은 감정, 표현되지 않은 심중이 진짜 메시지일 가능성이 높다. “업무가 제대로 배분되지 않았다는 생각이군. 그렇다면 억울하겠네. 공평하게 다시 설계하자는 말이지?” 셋째, 이해한 내용을 명료하게 표현한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결과물의 퀄러티를 내고 싶다는 뜻이지?” 넷째, 특히 긍정적 측면을 인정해준다. “대상을 좁혀 더 효율을 높이겠다는 생각이지? 선택과 집중이 최 과장의 탁월한 점이에요.”

공감언어의 주어는 모두 ‘You’다. ‘내가 하고 싶은 말이 무엇인가’보다 ‘그가 듣고 싶은 말이 무엇인가’를, ‘내가 할 말을 다 했는가’보다 ‘그들이 할 말을 다 했는가’를 먼저 생각하는 것이 공감이다. 성과목표 달성이라는 지상명제 앞에서 공감은 무기력해 보인다. 상대방의 사정을 헤아리면 약해 보이거나 양보하는 것이 된다는 생각이 리더의 공감을 가로막는다. 그런데 상사로부터 이해받음 없이 상사와 진정으로 연대할 수 있을까? 인간의 본성은 그러기에는 너무도 정서적이다. 구성원이 조직의 일원으로서 연대감을 필요로 할 때, 큰 틀에서 목적에 기여하고 있다는 의미를 찾고자 할 때, 내가 잘하고 있구나 하며 더 성장하고자 하는 동기를 자극받고자 할 때, 리더의 공감이 절실하다.



한숙기 한스코칭 대표 [email protected]

한숙기 한스코칭 대표는 서울대 및 동 대학원 언어학과를 졸업하고 헬싱키 경제경영대학(HSE)에서 경영학 석사를, 서울과학종합대학원(aSSIST)에서 경영학 박사 과정을 마쳤다. 국제코치연맹(ICF) 인증 코치로서 대기업, 다국적기업 경영자 및 임원들을 대상으로 다양한 리더십 코칭을 벌여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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