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리세일 시장이 쑥쑥 성장하면서 새로운 아이디어와 혁신으로 무장한 리세일 플랫폼들의 활약이 두드러지고 있다. 온라인 리세일 플랫폼이 기존 브랜드와 파트너십을 맺고 오프라인으로 진출하는가 하면 스스로 소셜미디어로 진화하며 팬층을 형성하는 리세일 스타트업도 있다. 리세일은 더는 외면할 수 없는 큰 소비 흐름이자 적군도 아군도 분명하지 않은 격전지가 됐다. 기성 리테일러와 브랜드는 자체 리세일 플랫폼을 구축하거나 관련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과의 협업을 통해 리세일이라는 거대 파도를 무사히 넘어야 한다.
최근 글로벌 리테일 업계의 화두 중 하나는 중고 제품의 재판매, 리세일(Resale)11여기서 리세일은 사용하던 물건을 낮은 가격에 되팔거나 새 제품이나 한정판 제품에 높은 가격에 판매하는 모든 종류의 중고 거래를 의미한다.
닫기이다.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타격을 받긴 했지만 리세일은 장기적으로 성장 잠재력이 큰 시장으로 인식된다. 사실 리세일이 새로운 유통 형태인 것은 아니다. 미국의 스레드업(ThredUp)이나 한국의 당근마켓 같은 중고 거래 플랫폼의 등장으로 판매자와 구매자의 연결이 보다 용이해지면서 2010년 무렵부터 리세일의 대상이 일상의 생활용품에서 명품 브랜드까지로 다양해졌다.
리세일 시장이 부상한 데는 합리적인 소비를 중시하는 MZ세대의 부상과 기후변화 등 환경오염으로 인한 세계의 변화를 피부로 느끼며 지속가능성(sustainability) 있는 소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것 등이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힌다. 이와 더불어 사회적 요인으로 코로나19 사태 역시 빼놓을 수 없다. 전염병 대유행으로 집에 있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외출복이나 패션 트렌드에 대한 관심과 민감성이 줄어든 것이 오히려 ‘신상’이 아닌 ‘중고’에 대한 관심을 높여 리세일 시장에 도움이 된 것이다. 코로나19 사태 초기엔 소비 심리가 극도로 위축되면서 중고 명품 리세일 수요 역시 수축되는 양상을 보였다. 그러나 2020년 하반기부터 눌려 있던 소비 심리가 회복하며 바로 수요가 회복됐다.
한편 리세일 시장은 패션 업계 위주로 성장하고 있다. 스태티스타에 따르면 미국 중고 시장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카테고리는 의류(28%)다. (그림 1) 그 뒤를 책/영화/음악(15%), 신발(13%), 가방/액세서리(10%), 전자제품(10%)이 차지하고 있다.
미국에선 2010년 무렵부터 더리얼리얼(The RealReal), 스레드업(ThredUp), 포시마크(Poshmark) 등이 본격적으로 중고 거래 시장에 뛰어들었고, 최근에는 리백(Rebag), 베스티에르 컬렉티브(Vestiaire Collective), 패션파일(Fashionphile), 더럭셔리클로짓(The Luxury Closet) 등 신흥 주자가 등장했다. 이들 신생 스타트업은 2020년 4월 이후에만 총 1억3400만 달러(약 1500억 원)의 투자를 유치해 리세일에 대한 투자자들의 높은 관심을 증명했다. 대표적인 리세일 기업들의 사례를 하나씩 들여다보면서 시장의 흐름을 가늠해보자.
필자는 한양대 의류학과를 졸업하고 국내 의류 브랜드에서 상품 기획 및 마케팅을 담당했다. 이후 미국 미시간주립대에서 국제유통학 석사, 오하이오주립대에서 소비자유통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미국 플로리다대, 핀란드 알토대와 고려대에서 강의와 연구를 수행했으며 2017∼2018 UNCG 우수강의, 2017 우수연구자 강의상 등을 받았다. 현재 노스캐롤라이나대 그린스버러(UNCG)에서 마케팅 전공 부교수로 재직하고 있으며 저서로는 『리테일의 미래(2019)』 『리:스토어(2020)』 『쇼핑의 미래는 누가 디자인할까?(2021)』 『잘파가 온다(2023)』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