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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oT 활용 방안 물류·유통

자라 매장의 전자태그, 주차장에 달면 IoT, 유통을 ‘스마트시티’로 발전시킨다

송규봉 | 185호 (2015년 9월 Issue 2)

Article at a Glance

 

 

스페인의 글로벌 패션 그룹 인디텍스가 운영하는 패스트 패션 브랜드 자라는 2014년 기준 22개국 700개 매장에 설치한 전자태그 장치를 2016년까지 2000개 매장으로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이런 계획이 실제로 실행된다면 상품기획에서 판매에 이르기까지 유통의 전 과정에서 실시간 데이터 분석 기반 능력을 갖추게 된다. 빠른 속도(fast)로 혁신의 한 획을 그었던 업체가 이제 정확도로 또 다른 한 획을 그을 채비를 마친 셈이다. 실생활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유통, 물류 영역에서의 사물인터넷 기술은 눈을 들면 바로스마트시티와 이어질 수 있다. 자라 의류에 부착할 센서를 도시의 길거리에 부착하면 주차 공간을 빨리 찾고 전략량을 예측하는 등의 스마트시티를 완성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전세기로 날아온 미국산 체리

 

6월 말 국내 한 대형마트는여름철 과일 기획전을 열며 미국산 체리 450g 1팩을 7500원에 팔았다. g당 가격으로 환산할 때 체리는 자두보다 4, 수박보다 10, 바나나보다 80배 비싼 가격에 팔렸다. 여기에 이유가 있다. 당시 체리는 캘리포니아 농장에서 직접 수확해 전세항공기로 들여왔기 때문이다. 미국은 전 세계 체리 생산량의 70%를 차지한다. 수확한 체리는 수확 직후 바로 포장돼 운송된다. 체리는 온도와 습기에 민감한 예민한 과일이다. 최적의 조합인 온도 0℃, 습도 90∼95%에서 보관하면 유통기간이 10일가량 연장된다. 건조상태도 중요하다. 체리는 수분을 흡수하는 특성이 있어 물에 닿으면 흐물흐물해지니 아이 다루듯 조심스럽게 운반해야 한다.

 

국내 수입 과일 전체 물량의 90% 이상이 인천공항을 통해 반입된다. 2015년 상반기(1∼6) 동안 인천공항을 통해 가장 많이 수입된 과일은 체리로 집계됐다. 인천공항 세관에 따르면 체리 수입물량은 매년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전년 같은 기간 대비 40.5% 증가한 9696t이 수입됐으며 주요 원산지는 미국(9325t, 96.2%), 호주(231t, 2.4%), 뉴질랜드(104t, 1.1%)순으로 나타났다.

 

 

 

 

체리를 위한 사물인터넷

 

체리가 담긴 비행기 화물칸은 온도와 습도가 별도로 관리된다. 최적 온도를 유지해야 하는 화물은 자동온도조절이 가능한 쿨컨테이너를 이용한다. 쿨컨테이너는 출발부터 도착까지 화물의 온도를 일정하게 유지한다. -20℃에서 +20℃까지 조절할 수 있으며 설정된 온도는 최대 72시간까지 지속된다. 상품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직사광선, 습기 등 외부 기후 조건으로부터 안전하게 보호된다. 물류회사는 화물을 맡긴 고객에게 태평양 상공 위를 날고 있는 체리 컨테이너의 온도와 습도상태를 실시간으로 알려줄 수 있다. 체리 컨테이너 운반을 위해 편도에 3억 원 내외의 운송비를 지불하는 고객 입장에서 이 정도 요구쯤이야 당연한 게 아닐까.

 

체리보다 온도에 더 민감한 수송물이 있다. 생명의학품이다. DHL은 전자태그(RFID)1 기반 항공 화물 서비스를 제공한다. 서모넷(Thermonet)의 생명 과학 인증 스테이션(Certified Life Sci-ences Stations)이 대표적이다. 의약품이나 생명의학 물품처럼 온도에 예민한 화물을 맡긴 고객은 이 서비스를 이용해 운송 과정 전체에서 화물의 상태를 살펴볼 수 있다. DHL은 온도계 센서가 내장된 컨테이너를 사용한다. 이 서비스는 허용 범위를 초과하는 온도 변화가 생기면 고객에게 통지해준다.

 

 

 

물류에서 사물인터넷을 가장 적극적으로 받아들일 분야는 어디일까? 실시간으로 화물의 상태, 위치, 정보 등 추가 서비스에 기꺼이 비용을 지불할 의사가 있는 영역일 것이다. 체리와 생명의학품 같은 경우 말이다. 현재 고가의 항공화물이 담당하고 있는 영역을 살펴보는 것이 첫걸음이다. 예술작품, 핵연료 같은 특수 위험화물, 럭셔리 패션 완제품, 신선식품, 경주마처럼 살아 있는 동생물, 보석류의 귀중품, 경주용 자동차와 같은 초고가 특수 차량 분야를 먼저 예상할 수 있다.2

 

체리가 식탁에 오르기까지

 

신선한 온도 유지가 중요한 물류를콜드체인이라고 부른다. 콜드체인이란 냉장과 냉동 물품의 생산, 배송, 저장, 판매에 이르는 일련의 물류 과정을 말한다. 콜드체인물류(Cold chain logistics)라 부르기도 한다. 콜드체인은농장에서 식탁까지(Farm to table)’, 원재료 획득·냉각냉장보관냉장가공냉장운송냉장 판매의 과정을 두루 담당한다. 세계 식품 분야 콜드체인의 시장 규모는 2019 2334억 달러 수준으로 커져 향후 연평균 15.6%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에서 식품의 냉장·냉동유통 비율은 평균 22.4%이다.3

 

미국 서부에서 출발해 한국의 식탁까지 체리가 수송되는 과정은 복잡하다. 국내에 도착한 후 공항에서 대형 할인점 매장까지 먼저 운반돼야 한다. 이 과정에도 사물인터넷의 역할이 등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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