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이 고객과의 관계를 시작한다는 것은 고객 데이터를 획득하고 지각할 수 있는 정보가 더 넓고 깊어진다는 뜻이다. 따라서 기업의 고객관계관리는 이러한 고객정보의 범위와 깊이를 이해하는 데서 출발한다. 고객정보의 범위는 얼마나 많은 고객을 식별할 수 있는지를, 고객정보의 깊이는 개별 고객에 대해 얼마나 많은 정보를 파악할 수 있는지를 가리킨다. 고객정보력은 이 둘의 상호작용 결과이자 각 점수의 곱으로 측정 가능하다. 기업이 가진 고객 정보가 범위는 좁지만 깊이는 깊을 경우 고객근시, 범위는 넓지만 깊이는 얕을 경우 고객원시, 범위도 좁고 깊이도 얕은 경우 고객문맹이라 평가할 수 있다. 고객문맹 상태의 기업들은 매출에 대한 고객 식별도 거의 되지 않으면서 기업 내 고객 데이터베이스가 유명무실하기 때문에 식별화를 확대하는 동시에 단계적으로 고객정보도 확대해야 한다.
편집자주 재무제표의 한계를 보완할 수 있는 고객제표의 개념을 세계 최초로 소개한 김형수 교수와 고객제표 전문위원들이 고객제표의 필요성과 구체적인 활용 사례들을 담은 연재를 게재합니다. 한국CRM디지털마케팅협회와 DBR(동아비즈니스리뷰)가 국내 기업들을 대상으로 시행하고 있는 시범사업 과정에서 자주 나온 질문들에 대한 답변, 도입 과정 및 결과를 차례로 공유할 예정이며 고객제표에 관심 있으신 기업은 아래 연락처로 문의 바랍니다. 문의: 02-361-1528, [email protected] 올 4월 DBR을 통해 고객제표(Customer State-ments)를 소개하고 국내 기업들을 대상으로 시범사업을 진행한 지 3개월이 흘렀다. 예상보다 많은 회사가 지원한 덕에 시범사업이 완료되려면 조금 더 시간이 걸리겠지만 고객제표 시범사업을 진행하거나 고객제표 관련 세미나를 열면서 많은 기업이 ‘고객문맹(Customer illiteracy)’이라는 개념에 대해 상당히 궁금해한다는 것을 알게 됐다. 고객문맹은 한마디로 자사 구매고객들을 전혀 알지 못하는 현상인데 그동안 고객사 미팅이나 세미나 참석자들로부터 고객문맹이 단순히 개념적인 차원에 그치는 것인지 아니면 고객문맹의 수준을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지 등에 대한 질문을 종종 받았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측정할 수 있고, 따라서 관리할 수 있다. 기업의 경영 성과를 고객을 중심으로 평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판단되는 기업에서는 이 자체가 주요 핵심 지표로 활용돼야 한다.
이번 아티클에서는 많은 분이 궁금해하는 고객문맹 현상을 정확하게 객관적으로 설명하기 위해 ‘고객정보력’이라는 조금 더 포괄적인 프레임워크를 제시하고, 이를 구체적으로 측정하고 관리하기 위한 방안을 공유하고자 한다.
김형수 한성대 산업경영공학부 교수는 ㈔한국CRM·디지털마케팅협회의 협회장을 맡고 있으며 현재 고객 중심의 전사 경영평가체계인 고객제표의 사업단장을 맡고 있다. 20년 이상 다양한 업종의 CRM과 고객전략 관련 컨설팅과 자문을 수행해오고 있으며 50여 편의 저명 국내외 학술지 연구논문과 전문 서적을 집필했다. 주요 연구 분야는 고객분석, 고객전략, CRM, 행태예측 인공지능 모델링, 멤버십 프로그램 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