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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ity Innovation - 핀란드 난탈리

미국에는 디즈니랜드, 핀란드엔 ‘무민월드’가 있다

김민주 | 77호 (2011년 3월 Issue 2)

편집자주 한국 최고의 마케팅 사례 연구 전문가로 꼽히는 김민주 리드앤리더 컨설팅 대표가 전 세계 도시의 혁신 사례를 분석한 ‘City Innovation’ 코너를 연재하고 있습니다. 급격한 환경 변화와 거센 도전에도 굴하지 않고 성공적으로 도시를 운영한 사례는 행정 전문가뿐만 아니라 기업 경영자들에게도 전략과 조직 운영, 리더십 등과 관련해 좋은 교훈을 줍니다. 독자 여러분의 많은 관심 바랍니다.

핀란드는 울창한 침엽수림과 호수, 추위 등 자연경관으로 유명하다. 추운 날씨 때문에 1인당 커피 소비량이 세계에서 가장 많고, 사우나 문화도 발달했다. 최근에는 세계 최고 수준의 교육과 아름다운 스칸디나비아 디자인, 정보통신 산업 등 소프트웨어 측면의 국가 브랜드로도 명성을 떨치고 있다. 세계 최대 휴대전화 회사인 노키아와 식기 브랜드 이딸라(Iittala), 패션 브랜드 마리메꼬(Marimekko), 공구 브랜드 피스까스(Fiskars), 가구 브랜드 아르텍(Artek)은 한국에도 알려진 핀란드 브랜드다.

인구 약 520만 명의 작은 나라인 핀란드가 배출한 걸출한 인물도 적지 않다. 핀란드 사람들은 가장 존경하는 인물로 음악가이자 애국자인 장 시벨리우스(Jean Sibelius)와 건축가 알바 알토(Alvar Aalto)를 꼽는다. 2000년부터 지금까지 10년간 핀란드 대통령으로 연임하고 있는 여성 정치인 타르야 할로넨(Tarja Halonen)도 큰 인기를 얻고 있다.

핀란드 문화사에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 바로 여류 동화작가인 토베 얀손(Tove Marika Jansson, 1914∼2001)이다. 그녀는 1945년부터 1970년까지 8편의 무민(Moomin) 동화를 발간했는데 이 무민 시리즈는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었다. 이 동화는 핀란드의 독특한 자연환경을 배경으로 무민이라는 가상의 종족이 모험을 즐기는 내용인데, 영미식의 요란한 방식과 달리 핀란드 특유의 잔잔한 방식으로 사람들을 감동시켰기 때문이다.

무민 시리즈는 영국, 일본을 비롯해 전 세계에서 동화, 애니메이션, 영화, 연극, 오페라 같은 수많은 예술 장르로 표현됐다. 무민을 소재로 한 캐릭터 상품, 박물관, 테마파크도 인기를 끌었다. 특히 핀란드 남부의 조그만 도시인 난탈리에 만들어진 테마파크 무민월드는 핀란드의 대표적인 랜드마크 공간으로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크게 기여했다. 무민은 핀란드의 대표 문화상품으로 우뚝 섰다.

문화상품 무민, 지역자원이 되다

핀란드 남서쪽에 위치한 남서군도(South-western Archipelago)는 그리스 군도에 버금갈 정도로 규모가 크다. 이 군도 인근에 위치한 난탈리는 인구 1 3000 명에, 면적 52㎢의 작은 항구도시다. 난탈리(Naantali)는 수도 헬싱키(Helsinki)에서 서쪽으로 175km, 인구 17만 명의 핀란드 제3의 도시인 투르쿠(Turku)에서 동쪽으로 18km 떨어져 있다. 일조량이 많아선샤인 타운(Sunshine town)’이라는 애칭이 붙은 난탈리는 핀란드 대통령의 여름별장이 있어핀란드의 여름 수도로도 불린다. 이 난탈리 항구에서 300m 길이의 나무다리를 따라 건너가면 카일로(Kailo) 섬에 무민월드(Moomin world)가 있다

핀란드 사람 데니스 리브손(Dennis Livson)은 토베 얀손의 환상적인 캐릭터인 무민을 이용해 테마파크를 만들면 좋겠다는 구상을 했다. 그리고 무민 동화에 나오는 상상의 무민 밸리 콘셉트에 맞는 장소를 골라 테마파크 조성 사업에 착수했다. 특히 데니스 리브손이 토베 얀손으로부터 무민 캐릭터 사용권을 획득함에 따라 사업 추진에 가속도가 붙었다. 리브손은 무민월드를 설립하고 난탈리의 카일로 섬에 가족단위의 테마파크인 무민월드를 1993년에 개장했다.

무민월드에는 무민 캐릭터들이 사는 집과 마을이 있다. 4층 규모의 건물인 무민의 집 안으로 들어가면 동화 속에 나오는 침대, 책상, 응접실, 식당, 편의용품, 다락방, 캐릭터 인형들을 모두 볼 수 있다. 베란다에서는 무민 동화에 등장하는 무민 트롤과 그 가족으로 분장한 사람들이 동화를 들려준다. 물론 이들과 같이 사진도 찍을 수 있다. 무민의 집 옆에는 헤물렌의 목조 주택도 있다. 핀란드의 전통적인 농가주택을 모델로 지어졌기 때문에 매우 자연친화적인 집이다. 이들 집 주위에는 무민 비치, 산책로, 선박, 소방서, 경찰서, 상점들이 들어서 있다. 또 바깥에서는 무인 야외극을 볼 수 있는데 장애우를 배려해 연극 내용을 수화로 전달해준다.

무민월드는 다른 테마파크처럼 일년 내내 개장하지 않는다. 일 년에 딱 두 번만 문을 연다. 주요 시즌인 여름에는 6월 중순부터 8월 중순까지, 겨울에는 2월 중 1주일만 개장한다. 무민월드에서는 하루 7차례 연극 공연이 있다. 디즈니랜드와 달리 무민월드 내에는 놀이동산이나 탈 것이 없지만, 무민밸리의 지형적 특성을 이용해 여름에는 수영을 즐길 수 있고 겨울에는 스키와 썰매를 탈 수 있다. 무민월드 전체를 둘러보려면 걸어서 두세 시간이 걸린다. 무민월드 내부에서는 어떤 상업광고도 허용되지 않기 때문에 어지러운 시각 공해물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점도 흥미롭다. 카일로 섬을 벗어나 난탈리 시가지로 들어서면 난탈리 박물관과 예술품 상점, 공방, 갤러리들을 발견할 수 있다. 특히 주민과 예술가들이 만든 토산품을 파는 이런 점포들이 수백 년 된 목조건물에 들어서 있어 운치를 더한다.

난탈리 중흥의 원동력, 무민월드

무민월드가 들어서기 전까지 난탈리는 쇠락하는 항구도시였다. 난탈리 시는 15세기 수도원을 중심으로 도시가 형성됐다. 19세기 온천이 개발되면서 관광지로 부상했고, 2차 세계대전 후 정유소 건립으로 석유 수입항으로 발전했다. 하지만 다른 지역에 대형정유소가 건립되면서 항구 기능이 약화됐다. 1970∼1980년대엔 많은 핀란드 사람들이 따뜻한 남유럽으로 관광을 떠나면서 국내 관광 수요도 점차 줄어들었다. 난탈리 시는 침체된 도시 경제를 살리기 위해 1980년대 난탈리 음악제를 시작했지만 관광지로서의 매력을 크게 부각시키지 못했다. 이런 상황에서 1990년대 초반 핀란드 경제가 악화되자 관광객 수는 더 줄었다. 난탈리 시는 이런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1992년 정부가 통과시켜 1993년에 발효된 지역개발법(Regional Development Act)에 따라 관광자원 개발 프로젝트를 추진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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