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年35% 성장하는 英잡지 ‘모노클’ 대표 타일러 브륄레

김유영 | 82호 (2011년 6월 Issue 1)
“종이매체 위기? 진짜 돈은 종이서 나온다”
《 종이매체의 위기론에도 아랑곳없이 연 35% 성장하는 매거진이 있다. 비즈니스와 국제정치, 디자인을 다루는 영국 매거진 ‘모노클(Monocle)’이 그 주인공이다. 웬만한 미디어 회사 홈페이지에 들어가면 누구나 공짜로 기사를 읽을 수 있지만 모노클은 예외다. 연간 75파운드(약 13만 원)를 내고 종이 매거진을 정기 구독해야 온라인 기사를 볼 수 있다. 또 대부분의 매체는 아이패드를 비롯한 태블릿PC에서 기사를 읽을 수 있도록 애플리케이션(응용 프로그램)을 개발하지만 모노클은 당분간 이런 대열에 합류할 계획이 없다. 》

 

‘미디어 업계의 이단아로 불리는 타일러 브륄레 모노클 대표 겸 편집장은진짜 돈은 여전히 종이에서 나온다고 강조했다. 그는 2007책처럼 수집할 만한 가치가 있는 매거진’ ‘명품 브랜드처럼 자신을 표현할 수 있는 매거진등의 모토를 내걸고 모노클을 창간했다. 모노클은 종이매체의 위기론에도 아랑곳없이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모노클 제공

모노클을 창간한 타일러 브륄레 모노클 대표 겸 편집장은 ‘미디어 업계의 이단아’로 불린다. 기자생활을 하던 1996년 28세 때 ‘월페이퍼’라는 건축·인테리어·디자인 잡지를 창간했고, 이듬해인 1997년 이를 타임워너에 매각해 관심을 모았다. 모노클은 2007년 창간했다. 그가 모노클을 운영하는 철학은 독특하다. 모노클에 독창적인 기사만 싣겠다며 로이터 같은 통신사 뉴스는 아예 안 쓴다. 또 모노클의 브랜드 관리를 위해 미국 뉴욕과 영국 런던의 번화가에 모노클숍이라는 독립 매장을 운영한다. 그 덕분에 모노클 독자 수는 2008년 20%, 2009년 22%, 2010년 35% 늘었다. 현재 15만 부를 발행한다. DBR(동아비즈니스리뷰)는 현대카드의 ‘슈퍼토크’ 참석차 방한한 브륄레를 인터뷰했다. 기사 전문은 DBR 82호(2011년 6월 1일자)에 실려 있다.
 
―모노클의 창간 배경은….
 
“2000년대 중반 매거진이 많아졌다. 하지만 대부분 열등한 제품을 제공했다. 나는 여기서 사업의 기회를 봤다. 기존 매거진과 반대로 하면 승산이 있을 것 같았다. 생동감 있게 콘텐츠를 전달하는 디지털과 싸워 이기려면 종이매체를 통한 경험의 질을 높여야 한다. 따라서 기존 매거진보다는 오히려 책에 가까운(bookish) 매체를 만들기로 했다. 넘겨 읽는 손맛이 느껴지고, 재미있고, 수집할 만한 가치가 있는 매체 말이다. 또 미디어의 성격이 달라진다는 점에도 주목했다. 사람들은 외출할 때 안경이나 신발, 가방에는 신경 쓰지만 매거진이나 신문은 대수롭지 않게 여긴다. 하지만 미디어는 소비자가 정보를 전달받는 수단에서 더 나아가 소비자가 자신을 표현하는 수단이 되고 있다. 명품 브랜드처럼, 당신이 읽는 미디어가 당신을 나타낼 수 있다는 뜻이다.”
 
―모노클의 타깃 독자층은….
 
“모노클은 각국 주요 도시를 누비는 비즈니스맨의 입맛에 맞게 각종 이슈를 감각적이고 현장감 있게 다룬다. 독자들은 글로벌화한 세상에서 개인적이든 사업적이든 ‘기회’를 찾으려는 사람들이다. 휴가지를 물색하거나 새로운 패션 트렌드를 파악하려 할 수 있고 영감을 주는 스토리에 목말라 할 수도 있다. 우리는 러시아 모스크바의 건축문화, 헝가리 외교장관이 말하는 유럽연합(EU),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보낸 베이징(北京) 특사, 레바논의 패션 디자이너에 관한 기사를 싣는다.”
―온라인 콘텐츠를 유료화하는 정책을 고수하기가 쉽지 않을 것 같다. 소비자들의 저항은 없나.
 
“진짜 돈(real money)은 여전히 종이에서 나온다. 우리 매거진도 웹사이트가 있지만 수익은 종이에서 창출된다. 우리는 수익성 있는 브랜드 정책을 편다. 독자들에게 공짜로 콘텐츠를 주면 비용이 더 많이 들 수 있다. 구찌는 저가 시장에 아예 접근하지 않는다. 우리도 마찬가지다. 모노클이 표방하는 저널리즘은 싸구려가 아니다. 이게 바로 우리가 독자들에게 돈 받는 이유다. 우리 독자들은 브랜드를 아는 사람들이고, 우리가 왜 콘텐츠를 공짜로 개방하지 않는지 잘 이해하는 사람들이다.”
 
―아이패드와 같은 태블릿PC의 확산에 어떻게 대응하나.
 
“아이패드를 이용한 비즈니스 모델을 제시해보라. 이를 이용해 돈 버는 매체는 거의 없을 것이다. 아이패드는 출판사가 아닌 콘텐츠를 전달하는 도구이다. 계속 무언가 주입(feed)해야 한다. 아이패드용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하기 위해 투자하는 매체가 많지만 투자비의 회수 가능성은 낮다. 현재 이 분야에 과잉 투자됐다. 너무나 많은 회사가 웹에 너무 일찍 투자한 것이다. 향후 18개월 내 아이패드용 애플리케이션으로 돈 벌기는 힘들 것 같다.”
 
―서점에서 모노클 한 권을 사면 5파운드인데 연간 구독료는 75파운드다. 정기 구독자에게 돈을 더 받는 이유는….
 
“독자들은 구독료를 냄으로써 온라인 기사를 볼 수 있다. 또 모노클이 개최하는 행사에도 올 수 있다. 아는 사람들만 아는 ‘클럽’에 가까운 환경을 모노클을 통해 만들고 싶었다. 미디어 업계는 그간 신규 독자를 유치해 발행부수를 늘리는 ‘낡은 모델’을 썼다. 우리는 양질(良質)의 독자를 유지하는 게 우선순위다. 권당 7.5파운드를 내고 모노클을 구독하는 독자가 있다는 것은 독자들이 충분히 열정적이라는 의미다.”
 
―전 세계 어디서 구독하건 배송료를 따로 안 받는다. 이유는….
 
“글로벌화된 세계에서 다른 지역에 있다고 해서 벌금을 부과하는 것은 부당하다. 우리 독자들은 동일한 기회를 누려야 한다. 배송비가 많이 드는 일부 국가에서는 이익을 내지 못하지만 우리의 철학을 따르는 게 더 중요하다.”
 
―외부 사진이나 기사를 쓰지 않는 신디케이션 정책도 독특하다.
 
“전 세계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오리지널 저널리즘’을 제공하는 게 우리의 원칙이다. 원본 기사를 제공해야 독자들에게 돈을 많이 받을 수 있는 명분이 생긴다. 더불어 우리는 공짜 출장을 가지 않는다. 우리의 출장비는 우리가 댄다. 광고 담당 직원이 5명으로 회사 규모에 비해 적은 편이다. 이렇게 인건비를 아껴서 취재 경비를 댄다. 좋은 품질의 매거진이 제작되니, 광고 유치비가 상대적으로 적게 들어간다. 이를 통해 정직성과 양심을 지키고 있다.”
 
―런던과 뉴욕, 홍콩 등 5개 도시에서 모노클숍을 운영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모노클숍을 통해 우리가 통제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 매거진 소비 환경을 바꿔보고 싶었다. 모노클숍은 독자들과 대화하는 살아 있는 연구실이다. 또 세계에서 가장 부산한 거리에 위치해 모노클의 인지도를 높이는 역할을 한다. 그뿐만 아니라 모노클 독자의 라이프스타일과 잘 어울릴 만한 제품을 패션 브랜드인 콤데가르송이나 에르메스 등과 함께 개발해서 판매한다. 모노클이란 독특한 브랜드 자산을 형성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다.”
 
―상당히 다양한 일을 하는 것 같다. 인생 목표는 무엇인가.
 
“어려운 질문이다. 나는 사람들과 다른 방향을 보려 한다. 항상 변화를 추구하면서 다양한 프로젝트를 벌일 것이다. 나는 독자들이 우리 매거진을 읽고 이에 영향을 받아 어떤 반응을 보여주길 기대한다. 더불어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과 같이 일하고 싶다. 또 다양한 일도 벌여볼 생각이다. 조만간 팟캐스트에서 4시간 라디오 방송국을 꾸려볼 계획이다. 이는 새롭고 트렌디한 기회다.”
 
김유영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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