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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른 추격자에서 시장선도자로… 스피드, 혁신기업 삼성의 경쟁력

송재용 | 137호 (2013년 9월 Issue 2)

 

 

편집자주

필자는 펜실베이니아(Pennsylvania)대 와튼(Wharton)스쿨에서 박사를 취득한 후 컬럼비아(Columbia), 연세대 교수를 역임했다. 미국경영학회, 유럽국제경영학회, 한국경영학회에서 최우수논문상을, Columbia, 서울대에서 최우수강의상을 수상했고 등 저명 저널에 논문을 다수 게재했다.

 

1990년대 이후 반도체와 디지털 기술의 획기적인 발전에 힘입어 인터넷과 휴대폰, SNS 등 정보통신 도구가 급속히 발전·확산됐다. 이에 따라 농업혁명, 산업혁명에 이어 인류 역사상 제3의 혁명이라고 불리는 지식정보 혁명 내지 디지털 혁명 시대의 서막이 올랐다. 21세기 디지털 시대가 본격화되면서 디지털화된 정보가 실시간으로 전파되고 대규모로 축적돼 빅 데이터가 확보됐다. 비즈니스의 본질과 속도가 매우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는 얘기다.

 

이러한 점에 주목한 빌 게이츠는 21세기 디지털 경제의 시대는속도의 시대라고 규정한 바 있다.

 

디지털 경제 시대에는 정보통신 네트워크의 급속한 발전과 확산으로 거리와 시간, 위치의 소멸이 일어나고 있다. 이로 인해규모의 경제보다는 시장과 고객에 대한 대응의 속도와 유연성에 기반을 둔속도의 경제가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인터넷의 보급 등으로 인해 소비자들의 정보력이 과거보다 월등히 향상돼 소비자와 제조업체, 유통업체 간의 소위정보의 비대칭성(information asymmetry)’이 급격히 해소됐다. 오늘날 소비자들은 고품질의 제품을 합리적인 가격에 신속히 제공해 주는 기업의 제품을 구매하려는 경향을 보다 강하게 보이고 있다는 말이다.

 

특히 최근에는 스마트폰과 태블릿 컴퓨터, SNS가 급속히 보급되고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가 확산되면서 이른바스마트 혁명이 일어났다. 스마트 혁명은 개인의 삶과 기업의 비즈니스 모델에 대격변을 가져와 산업과 국가의 경계를 허물어뜨릴 가능성이 높다. 이러한 변화로 인해 범세계적 차원에서의 경쟁이 격화되면서 특정 시점의 경쟁우위가 급속하게 창조되고 다시 급속하게 사라져 버리는초경쟁(hypercompetition)’도 일상화되고 있다. 이러한 초경쟁 환경에서는 기업이 신속하게 기회를 포착하고 변신하는 능력을 갖춰야만 고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

 

속도 경쟁 시대에는 의사결정과 실행의 스피드가 기업 성과에 큰 영향을 미친다. 특히, 삼성이 주력하고 있는 IT 산업처럼 경쟁이 치열하고 기술 변화와 혁신의 속도가 빨라 제품의 수명주기가 점점 짧아지고 있고, 선점 우위가 큰속도 중시형 산업 환경(high-velocity environment)’에서는 더욱 그러하다. 이러한 산업에서는 신속한 전략적 의사결정 및 실행 역량 확보, 경쟁자보다 빠른 제품 개발 및 기술 혁신과 이를 바탕으로 한 시장 및 기술표준 선점이 경쟁력의 관건이 되고 있다.

 

이러한 논의를 종합해 보면 디지털화와 글로벌 초경쟁, 환경 변화의 가속화와 불확실성 증대 등으로 특징 지어지는 새로운 패러다임하에서는 스피드가 기업 경쟁 우위의 주요한 원천이다. 21세기 디지털 경제 시대에 스피드가 경쟁우위의 원천으로서 갈수록 중요해 짐에도 불구하고 일반적으로 대기업은 중소기업에 비해서 의사결정이나 실행 측면에서의 스피드가 떨어지는 경향이 있다. 특히 다각화된 사업구조를 지니고 있는 기업집단의 경우에는 의사결정 구조 및 관리 프로세스 등에서의 복잡성이 증대돼 스피디한 의사결정 및 실행이 더욱 어렵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대규모 기업임에도 불구하고 경쟁자에 비해 의사결정과 실행의 스피드를 공히 최고의 수준으로 끌어올림으로써 경쟁우위를 창출하고 지속시켜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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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송재용[email protected]

    서울대 경영대학 교수

    송재용 서울대 경영대학 교수는 펜실베이니아대 와튼스쿨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미국 컬럼비아대와 연세대 교수로 재직했으며 한국과학기술한림원과 Academy of International Business의 석학종신회원(Fellow), 미 경영학회(Academy of Management) 국제경영분과(International Mana-gement Division)와 한국전략경영학회 회장을 역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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