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BR·한국중견기업연합회 공동기획: 오너의 선택
Article at a Glance- 경영전략
국내의 많은 기업들은 가업 승계의 방법으로 전문 경영인 체제 대신 오너 경영의 길을 택했다. 우리나라 기업의 99%가 가족기업이다. 이런 상황을 고려하면 국내에서는 현실적으로 가능성이 높은 가족 승계를 기준으로 단점을 보완하는 제도적 노력을 가미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를 위해서는 기업가정신을 지속시키되 여기에 전문 경영자의 관리역량을 조화시키고, 전문 역량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스튜어드십(Stewardship·청지기 정신)을 갖춘 전문 경영자를 키우고 선발하는 등의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
편집자주
DBR은 한국중견기업연합회와 함께 ‘명문 장수기업 만들기 전략포럼’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오너의 선택’이라는 주제로 이어지고 있는 이 포럼 내용 가운데 가족 경영 체제와 전문 경영 체제와 관련한 김기찬 가톨릭대 교수의 강연 및 토론 내용을 요약합니다. 많은 한국 조직들이 당면한 현안 문제에 대한 새로운 지혜와 통찰을 얻어 가시기 바랍니다.
1.문제제기
명문 장수기업으로 가는 길목에서 기업이 직면하고 있는 가장 큰 이슈는 가업승계다. 가업승계는 대부분 기업을 자식에게 물려주는 오너 경영체제와 전문 경영인에게 물려주는 전문 경영인체제, 두 가지 중 하나의 방식으로 이뤄진다. 단순히 본인이 이룬 기업을 자식에게 물려주고 싶겠지만 문제는 그렇게 간단하지 않다. 기업은 이미 고용 창출의 핵심 주체로서, 또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주체로서 사회에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하기 때문에 자신의 가족만 생각할 수 없다. 기업은 단순히 한 개인의 수익을 얻는 매개가 아니라 일종의 ‘사회적 제도(Social Institution)’다. 1970년, 1980년대 창업해 기업을 일으킨 창업가들이 연로해지면서 현재 많은 기업이 세대전환기에 놓여 있기 때문이다. 기업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기업은 사회적 제도로서 계속 존속하는 계속기업체(Going Concern)가 돼야 한다. Going Concern이라는 것은 ‘계속되는 골칫거리’라는 의미도 가진다. 살아남기 위해 기업이 끊임없이 고민을 해야 하는 이유다. 기업의 수명은 계속 짧아지고 있다. 2007년 맥킨지 보고서에 의하면 미국 기업의 수명이 1955년에는 45년, 1975년에는 30년, 1995년에는 22년, 2005년에는 15년으로 단축되고 있다. 2009년 대한상공회의소 발표 자료에 의하면 한국 기업의 평균 수명은 27.3년이며, 중소제조업체의 평균 수명은 12.3년이다. 100대 기업의 40년 생존율은 12%에 불과하다고 한다. 명문 장수기업으로 가기 위해서는 두말할 것 없이 생존율을 끌어올려야 한다. 이를 위해서 가장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현재 우리나라 경제에서 가장 필요하고 중요한 것은 미래를 지향하며 끊임없는 창조와 도전을 이뤄내는 ‘기업가정신’이다. 장수기업으로 가는 길목에서의 가업승계 이슈도 기업가정신을 어떻게 살려낼 것에 하는 점에 초점을 두고 살펴봐야 한다.
2. 가업 승계 vs. 전문 경영자 승계
오너 경영과 전문 경영의 두 가지 길, 모두가 빛과 그림자가 있다. 가업 승계인 오너 경영의 강점은 오너십과 주인의식이다. 창업자는 최대한 건강한 기업을 자식에게 물려주려고 노력할 것이 당연지사다. 반면 너무 돈만 알고 사람관리를 소홀히 하는 경향이 있다는 것은 오너 경영의 단점이다. 이와 관련해 오너의 3심(욕심, 의심, 변심)이라는 말이 있다. 오너들이 지나친 욕심 때문에 종종 독단적 황제경영자가 되려고 하는 데서 나온 말이다. 이러한 기업에서는 사람이 크기 어렵고 전문성 있는 후계자를 양성하기도 어렵다.
대리인(Agent)으로서의 전문 경영자는 가장 전문성이 뛰어난 경영자를 후계자로 선택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 장점이다. 다만 장기적 관점에서 가족만큼의 몰입 경영이 가능할 것인가 하는 의문이 있다. 또 시간이 흐르면서 관료화되고 단기 경영의 위험에 빠지기 쉽다. 기업가정신으로 도전하고 위험을 감수해야 하는 상황에서 의사결정을 회피하고, 단기적 이익 추구로 장기적 기업 이익의 훼손을 가져오는 경우도 많다.
핵심은 기업 승계의 과정에서 어느 빛이 더 밝고, 어느 그림자가 더 어두운가의 싸움이다. 기업 승계의 과정에서 기존 자원을 활용해 수익을 만들어가는 전문적 경영 능력은 중요하다. 더 중요한 것은 미래의 새로운 변화를 위한 파괴적 신기술에 대한 투자처럼 기업가적 의사결정이 동시1 에 이뤄질 수 있어야 한다는 점이다. 기업의 장수 과정에서 하나의 마법 같은 기술이 기업성장을 지속적으로 주도할 수는 없다. 미래를 위한 혁신을 준비하면서 미래를 개척하는 기업가정신 없이 기존의 제품과 성과관리에만 관심을 가지면 결국 신성장 엔진개발에 실패해 세상에서 사라져 버릴 위험이 크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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