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의 테헤란 등을 방문한 한국 관광객들은 가끔 현지 상인들로부터 ‘폐하’ 같은 단어를 듣고 깜짝 놀라는 경험을 한다고 합니다. 이란에서 ‘대장금’이나 ‘주몽’ 같은 드라마가 90%, 80%와 같이 한국에서는 도저히 상상할 수 없는 시청률을 기록할 정도로 인기를 끌었기 때문입니다.
한동안 많은 사람들에게 핵 협상과 경제 제재의 나라로 여겨졌던 이란이 최근 글로벌 정치 및 경제 지도자들의 뜨거운 관심 국가로 부상했습니다. 이탈리아에서는 이란 대통령이 방문했을 때 상대국의 문화를 존중한다는 취지에서 나체 조각상을 나무 박스로 가려 큰 논란이 일었을 정도입니다.
핵 협상 타결 이후 한국도 다른 경제 대국들과 함께 이란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이란은 한류의 영향력 등 한국 기업이 활용할 수 있는 다양한 장점들을 갖고 있습니다. 서울의 발전을 상징하는 강남 지역의 중심 도로가 테헤란로인 것처럼 이란 테헤란의 한복판에 서울로가 자리 잡고 있다는 군요. 이렇게 정서적으로 친근하다는 장점 외에도 이란은 풍부한 천연자원과 높은 교육열, 지리적 요충지라는 입지 조건, 8000만 명에 달하는 인구, 122조 원에 달하는 해외 동결자산의 활용 가능성 등 다양한 매력을 갖고 있는 나라입니다. 따라서 성장 정체로 고전하고 있는 많은 한국 기업들에게 새로운 기회의 땅으로 부상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란 시장의 잠재력을 활용하기 위해서는 두 가지 측면을 고려해야 합니다. 첫째는 상대에게 물건을 팔아 돈을 벌겠다는 단순한 생각부터 버려야 합니다. 52조 원 수주 대박이 터졌다는 식의 호들갑은 이런 단순한 사고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우리의 비즈니스 상대가 우리에게 이런 돈을 그냥 퍼줄 리 없습니다. 또 고객들에게 가격 이상의 가치를 제공하지 못하는 기업은 장기적으로 결코 성공할 수 없습니다. 우리가 어떻게 돈을 벌겠다가 아니라 어떤 가치를 제공해 이란 고객에게 어떤 혜택을 주겠다는 고민이 앞서야 합니다. 한 중동 비즈니스 전문가는 “남의 나라에서 돈을 벌려면 그 나라를 가장 사랑하는 것이 최고의 지름길”이라고 말했는데 장기적으로 성공하고 싶다면 이 교훈을 잊어서는 안 됩니다.
둘째는 시장에 대한 이해입니다. 한류와 같은 우호적인 여건이 있지만 이란의 문화나 거래 관행, 시장의 선호도, 법률과 제도 등에 대한 철저한 사전 준비가 없으면 실패 확률이 매우 높아집니다. 특히 정치적, 사업적 리스크가 높기 때문에 비교적 안정적인 환경에서 사업을 해온 한국 기업들은 이에 적응하기 쉽지 않습니다. 또 중국 등 경쟁 기업에 밀릴 수 있다는 점도 유념해야 합니다.
일반적으로 정치적 리스크가 높아지면 다국적 기업들의 해외 현지법인의 성과는 하락합니다. 하지만 최근 연구 결과를 보면, 중국 다국적 기업의 경우 정치적 위험도가 높은 나라에서 더욱 높은 성과를 냈습니다. 국내 정치 환경의 위험도가 높기 때문에 오히려 정치적 위험이 높은 나라에 진출했을 때 다른 다국적 기업보다 훨씬 더 잘 적응했다는 해석이 가능합니다. 이란 같은 국가에서 중국 기업이 더 높은 경쟁 우위를 유지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한 연구 결과입니다. 한국 기업들의 치열한 현지화 노력이 필수적인 이유입니다.
DBR은 이번 호 스페셜 리포트로 이란 시장 공략을 위한 다양한 전략 대안들을 제시했습니다. 문화적 차이에 대한 깊이 있는 분석을 담았으며 할랄 시장 공략을 위한 대안도 함께 제시했습니다. 다양한 성공 및 실패 사례들도 살펴보실 수 있습니다. 이란 시장의 잠재력을 활용할 수 있는 한국형 대안을 모색하는 데 소중한 참고 자료가 되기를 바랍니다.
김남국 편집장·국제경영학 박사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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