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icle at a Glance 감성컴퓨팅은 ‘사람이 보는 것을 기계가 볼 수 있도록 하라’는 것부터 시작됐다. 사물의 위치를 파악하는 인지 및 지각 분야만큼이나 인간의 감성 인식 분야는 상당한 양의 데이터와 기계 학습을 필요로 한다. 하지만 최근에는 적은 양의 데이터만 가지고도 기계가 자체적으로 학습할 수 있도록 하는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감성 인식이 일상생활 모든 곳에서 공기처럼 존재할 날이 그만큼 가까워지고 있다는 뜻이다. 기계와 사용자의 심리적 친밀도 상승은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가 될 수 있다. 보유하고 있는 데이터들에 대한 중요도를 높이고, 보안과 관련해 더 막중한 책임감을 지녀야 하며, 확장 가능한 상상력을 기반으로 ‘기계 감성시대’를 준비할 필요가 있다.
소프트뱅크에서 로봇 페퍼(Pepper)를 처음 출시한 2014년 당시, 손정의 회장은 페퍼에게 빨간 하트큐브를 건넸다. 이것이 공개 석상에서 이뤄진 인간과 로봇의 첫 감성 교류가 아니었나 싶다. 일부에서는 아톰이 현실 세계에 나타났다며 환호했다. 이때 페퍼가 손 회장에게 한 말이 있다. 슬쩍 눈웃음을 짓는 그에게 “가짜 웃음”이라고 일격을 가한 것이다. 대답을 들은 손 회장이 크게 웃자 “그것이 진짜 웃음”이라고 했다. 로봇의 감성 인식을 가장 직접적으로 보여준 사례가 아닌가 싶다. 페퍼의 가슴팍 모니터에 ‘허그’ 버튼을 누르면 상대를 꼬옥 껴안아 주는데 필자는 이 경험으로 뭉클함마저 느꼈다. (그림 1)
필자는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에서 석사 학위를 마치고 현재 박사과정에 있다. 인간과 컴퓨터 상호작용(HCI)분야에서 데이터사이언스를 공부했고 주로 인공지능 기술과 인간이 함께 협력해가는 모델에 대해 연구하고 있다. 현재는 소셜임팩트 벤처캐피털 옐로우독에서 AI펠로우로 일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