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icle at a Glance샤오미는 위기를 딛고 다시 성장 가도를 달릴 수 있을까. 샤오미의 글로벌 마케팅 전략을 담당하는 스티븐 왕 샤오미 총괄 매니저의 말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1. 샤오미는 2016년 글로벌 시장전략을 강화해 인도, 유럽, 동남아시아 등에서 좋은 성과를 내고 있다. ‘파괴적 효율’을 강조한 스마트폰 전략이 여전히 유효하다는 것을 증명한다.
2. 스마트폰 제조회사에서 하드웨어 제조회사로 진화하고 있다. 스타트업과의 협업을 통해 기존 제품의 효율성을 극대화해 가격은 낮추고 품질은 높인 제품을 계속해서 선보일 것이다.
3. 제품가격 책정 원칙과 제조과정의 투명성, 오프라인 매장 미스토어의 확대 등으로 샤오미의 열렬한 지지자이자 진성고객인 미팬(Mi Fan)을 확보해 나가고 있다.
“샤오미 시대는 갔다.”
2015년. 샤오미의 스마트폰 매출이 크게 떨어졌다. 세간에선 샤오미가 더 이상 성장하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우세했다. 화웨이·오포 등 중국 내 신규 스마트폰 제조업체들이 대거 등장하면서 중국 내수 시장의 출혈경쟁이 심화됐다. 스마트폰 시장이 성숙하면서 프리미엄 스마트폰 수요도 크게 늘었다. 초저가 스마트폰을 내세우며 가격 경쟁력을 최우선으로 하는 샤오미가 더 이상 미래 성장 동력을 키우긴 어려울 것이라는 평가도 나왔다. 2010년 창업해 4년 만에 글로벌 스마트폰 제조업체로 급부상한 샤오미의 성공 신화가 흔들리는 순간이었다.
샤오미는 쉽게 무너지지 않았다. 2016년을 글로벌 시장 확대의 원년으로 선포하고 인도, 유럽, 동남아시아 등 해외에서 세를 늘리기 시작했다. 2016년 불과 전체의 10%에 그쳤던 글로벌 시장 매출액 비율은 2019년 상반기 40%까지 증가했다.
그뿐만 아니다. 샤오미는 보조배터리, 공기청정기, 로봇청소기 등 스마트폰과 관련 없는 다양한 상품을 연신 히트시키며 ‘파괴적 가격’의 가전들로 다시 한번 세계 시장에 충격을 주기 시작했다. 야심작 미밴드는 전 세계에서 가장 잘 팔리는 스마트밴드가 됐다. 샤오미가 내놓는 생활가전 및 기기 제품은 1600여 종. 관련 매출은 33%로 늘어났다. 더 이상 이 회사를 스마트폰 제조기업이라고 말하기 어려워진 것이다.
이런 샤오미를 두고 ‘문어발식 경영이다’ ‘초기 스타트업 정신을 잃었다’ ‘모방 제품을 잘 만드는 회사로 전락했다’ 등 온갖 악평이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샤오미의 생각은 다르다. 최근 소비자들이 보는 변화는 샤오미가 진화하는 과정이라고 설명한다. 효율성을 극대화해 현존하는 산업이나 제품을 파괴할 수 있는 ‘하드웨어’를 만드는 회사로 변모하고 있다는 것이다. 제품의 성능은 높이면서 가격은 저렴하게 책정하는 것, 즉 초기 샤오미의 기본 원칙이었던 ‘파괴적 효율성’은 여전히 유효하다는 주장이다. ‘파괴적 효율성’은 효율성 측면에서의 파괴적 혁신을 뜻한다. 클레이튼 크리스텐슨 하버드대 교수가 주창한 파괴적 혁신은 반드시 기술의 혁신을 이야기하지 않는다. 제품이나 서비스의 효율성을 크게 개선한 것도 파괴적 혁신이다. 샤오미는 이에 속한다. 성능이 좋은 제품을 가장 효율적인 제조, 유통방식을 찾아 낮은 가격에 판매하는 데 집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