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icle at a Glance 경영학의 주요 연구 분야이자 기업에서 많이 쓰이는 단어 중 하나인 ‘전략’은 본래 전쟁으로부터 유래했다. 따라서 전쟁을 흉내 내는 각종 시뮬레이션 게임에서도 전략은 굉장히 중요한 요소인데 게임이라는 미디어의 특성상 주로 ‘타이밍’과 연결된다. 이는 스타트업의 성공에서 매우 중요한 블리츠스케일링과 타이밍 경영과도 상당 부분 일치하는 것으로 『손자병법』에서 기상과 천문을 가리키는 ‘천(天)’과도 맞닿는다. 실제 전쟁이든, 그걸 디지털로 시뮬레이션한 게임이든, 전쟁 못지않은 치열한 비즈니스 현장이든, 승리를 위한 전략의 중심에는 바로 ‘타이밍’이 있다.
편집자주 현대사회에서 게임은 세계를 비추는 하나의 거울이자 많은 사람의 생활 공간이며 동시에 첨단의 미디어이기도 합니다. 게임이 구성되는 원리, 스토리와 캐릭터에 반영되는 철학과 사람들의 행태는 ‘자본주의 시장경제’라는 또 하나의 게임판에서 생사를 건 플레이를 하고 있는 경영자들에게 많은 시사점을 줍니다. 국내 최고 게임칼럼니스트 이경혁 게임연구자가 ‘게임과 경영’을 연재합니다.
들어가며: 게임은 전략의 어떤 측면을 재현하는가?
전략이라는 말은 오늘날에는 주로 경영학 분야에서 자주 볼 수 있지만 한자어의 본뜻부터 그렇듯 전쟁으로부터 파생된 개념이다. 군사적으로 특정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전술보다 큰 개념으로서의 통합 작전 행동을 가리키는 전략은 ‘전쟁은 정치의 연속’이라는 클라우제비츠의 정의처럼 좀 더 폭넓은 정치로서의 의미와 맞아 있다. 그렇기에 곧 여러 작은 정치의 개념인 경영, 행정과 같은 제반 영역에서 전쟁 이상의 의미로 널리 활용되는 편이다.
비록 사람이 죽고 사는 문제까지는 아니라 할지라도 여전히 전략이 요구되는 현장은 비유적 표현을 넘어 실제로 ‘치열한 전쟁터’이기도 하다. 성공과 실패가 교차하는 전장의 한복판에서 전략은 ‘실험’의 여지가 없다. 한 전략의 성공과 실패를 논하는 것은 대체로 그 전략의 실행이 완료된 뒤의 성패를 기준으로 한 사례연구 등을 통해서 이뤄진다. 하지만 현실과 동떨어진 영역, 이를테면 시뮬레이션이나 모의 경영 같은 환경에서는 비록 실전의 그것까지는 아니라 할지라도 일정 부분 현재 진행하는 전략의 장단점을 좀 더 안전하게 논의할 수 있기도 하다.
그렇다면 아예 시뮬레이션 그 자체로 전략을 다루는 매체라면 어떨까? 디지털게임이 대표 사례다. 온라인을 통해 대전을 지원하는 많은 게임의 최종 결과는 아주 명확하게 승패를 표시하며, 승리를 달성하기 위해 펼쳐 온 수많은 플레이어의 전략은 시간이 지나고 결과가 누적되면서 일련의 체계화 과정을 거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