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 한 때 풍림화산(風林火山)이란 드라마가 유행했다. 일본 전국시대의 무장 신겐을 주제로 한 이 드라마에서 신겐이 앉은 자리 뒤에 ‘풍림화산’이란 글귀가 선명하게 휘날린다. 이 글귀는 손자병법에서 유래했다. 전쟁을 할 때에는 바람(風)처럼 빠르게 공격하다가 숲(林)처럼 고요해질 수 있어야 하고, 불(火)처럼 활활 타오르다가도 산(山)처럼 무거워야 한다는 의미다. 제일교포 기업가 손정의씨도 자신의 경영 철학을 풍림화산이라고 정의한 바 있다. 손자 병법의 원문은 다음과 같다.
병이사립(兵以詐立)군대는 속임을 통해 적보다 우위에 서야 하며
이리동(以利動) 이익이 있을 때 기동해야 하며
이분합위변(以分合爲變)분산과 집중을 통해 상황 변화에 적절히 대처해야 한다.
기질여풍(其疾如風)빠르기는 바람처럼 빨라야 하고
기서여림(其徐如林)느릴 때는 숲처럼 고요해야 하고
침략여화(侵掠如火)공격할 때는 불처럼 거세야 하고
부동여산(不動如山)움직이지 않을 때는 산처럼 무거워야 하고
난지여음(難知如陰)숨을 때는 칠흑 같은 어둠과 같아야 하고
동여뢰정(動如雷霆)움직일 때는 우레나 천둥과 같아야 한다.
Vol.63 p.42 [바람 숲 불, 그리고 산처럼… ] ·박재희 철학박사, 민족문화컨텐츠 연구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