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스트패션 업계에서 갭(Gap), ZARA, H&M, 유니클로, 포에버21 등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전투의 핵심은 공간 전략이다. 이들 업체는 대량 생산을 기본으로 하지만, 일반 소비자들은 이들 브랜드에서 대량 생산의 맹점으로 종종 지적되는 획일성을 느끼기 어렵다. ZARA는 의류를 대량 생산해서 재고 소진과 브랜드 관리 압박을 받고 있다. 가장 좋은 해결책은 재고율을 낮추는 전략이다. 이에 따라 ZARA는 지역별 시장 세분화로 적극 대응했다. ZARA는 일본에서 긴자와 신주꾸, 시부야의 매장 상품 구성과 디스플레이를 각각 달리했다. 상대적으로 격식이 있는 긴자와 패션 트렌드를 주도하는 시부야의 서로 다른 특성을 반영해 상품 디스플레이 차별화를 한 것. 이로 인해 긴자에 없는 상품이 시부야에 전시되기도 했다. 소비자들은 동일 브랜드인데도 매장에 따라 다양한 경험을 했다. 시장을 세분화(Segmentation)해서 타깃에 대한 접근을 달리한다는 전략이 새로운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이를 자신의 사업에 적합하게 적용하는 기업은 많지 않다.
Vol.54 p.88 [시장을 읽는 눈: ZARA vs. AK Plaza] ·홍성용 ISM/모이스페이스디자인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