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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 자본도 스필오버 효과 있다

정명호 | 120호 (2013년 1월 Issue 1)

 

 

Human Resources

사회적 자본도 스필오버 효과 있다

Based on “The positive externalities of social capital: Benefiting from senior brokers” by Galunic, C., Ertug, G., & Gargiulo, M. (Academy of Management Journal, 2012 vol. 55, no. 5: 1213-1231)

 

왜 연구했나?

사람들은 자신이 알고 있는 다른 사람들로부터 유용한 정보와 자원을 얻게 되며, 이를 사회적 자본(social capital)이라고 부른다. 그런데 사회적 자본은 직접적 효과뿐만 아니라 이차적 효과를 가질 수도 있다. 예를 들어 국내외를 막론하고 선거 때가 되면 후보들 간의 연대나 제휴가 나타난다. 이때 사람들의 관심은 후보 단일화를 통해 출마를 양보하거나 후보에서 사퇴한 타 후보의 지지자들이 다른 후보의 지지로 연결될 것인가의 문제이다. , 특정 후보 자신의 사회적 자본(지지층)이 아닌 타 후보의 사회적 자본이 선거과정에서 유용한 가치를 가질 수 있느냐라는 것이다. 이는 경제학에서 말하는외부효과(externality)’의 문제와 연결된다. 외부효과란 한 경제주체의 행위가 의도하지 않게 다른 경제주체의 이익이나 손실을 초래하는 현상을 말한다. 강 상류에 있는 공장이 폐수를 방류함으로써 하류에 있는 목장이나 식당이 피해를 입는 것이 외부효과의 예다. 기업현장에서도 한 직원이 직접 알고 있는 동료로부터 필요한 정보나 지식을 얻을 수도 있지만 자신과 연결된 동료가 알고 있는 다른 사람들로부터 이차적으로 도움을 받게 될 수도 있다. 그렇다면 사회적 관계에 있어서도 외부효과가 작용할 수 있을 것인가? 내가 직접 알지 못하더라도 나와 연결된 동료가 갖고 있는 풍부한 사회적 관계가 나의 업무에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인가? 이는 점차 수평적이고 지식집약적으로 변화하는 현대 기업에서 흥미롭고도 중요한 문제라고 할 수 있다.

 

무엇을 연구했나?

인시아드(INSEAD)의 갈루닉 교수(C. Galunic) 연구팀은 다른 사람의 사회적 자본이 그와 연결된 제3자에게 전이돼 일종의 긍정적 외부효과(positive externalities)를 가질 수 있는가를 연구했다. 지금까지 사회적 관계가 개인의 성과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많은 연구가 이뤄져 왔다. 폭넓고 다양한 사회적 관계를 맺고 있어 사회적 자본이 풍부한 사람은 구직, 연봉상승, 인사고과, 승진 등 조직생활의 여러 측면에서 긍정적 결과를 얻고 있음이 밝혀졌다. 이는 사회적 자본을 개인이 소유한 일종의 사유재(private goods)로 보는 관점이다. 그러나 사회적 자본은 누군가가 배타적으로 소유한다기보다는 사람들 간의 관계가 만들어내는 공공재(public goods)라고 볼 수도 있다. 예를 들어, 한 동네 주민들이 매우 긴밀하고 친근한 관계를 맺어 안전한 동네를 이루고 있다면 이 동네에 새로 이사 온 사람은 동네 주민들과 직접 모르더라도 양호한 치안으로 인한 이익을 보게 된다.

 

이 문제에 관해서 네트워크 연구자인 로널드 버트(R. Burt)는 일련의 연구를 통해 특정 개인의 업무성과는 이차적(second-order) 사회적 자본이 아니라 직접적 연결관계에 의해서만 영향을 받는다는 결과를 발표했다. 그는 서로 연결되지 않는 두 사람을 연결하는브로커(broker)’ 위치를 가진 사람들을 대상으로 업무성과에 미치는 효과를 알아본 결과 개인이 직접 브로커 위치를 차지하는 것은 업무성과에 긍정적이었지만 그와 연결되는 상대방의 이차적 브로커(secondhand brokerage) 위치는 성과에 영향을 미치지 못함을 밝혔다. 그러나 INSEAD 연구팀은 자신과 연결된 브로커가 어떤 사람인지에 따라 그 효과가 달라질 것이라는 가설을 세웠다. 특히, 연결된 브로커가 자신보다 직급이 높거나 리더 역할을 맡고 있는 사람일 경우 그 사람들의 이차적 사회적 자본이 긍정적 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는 이론을 검증했다. 직급이 높거나 리더를 맡고 있는 브로커는 더 양질의 정보와 관점을 가지며 자신이 원하는 바를 효과적으로 실행할 수 있는 힘을 가졌기 때문에 그와 연결된 개인이 이러한 자원의 전이효과를 누릴 수 있을 것이라는 예측이다. 이는 네트워크 관계라는 비공식적 요인과 직급, 직위와 같은 공식적 요인을 통합적으로 고려하려는 시도라고 볼 수 있다.

 

어떻게 연구했나?

연구팀은 한 투자은행(investment bank)에 근무하는 2200명의 직원들의 네트워크 자료를 수집했다. 이 은행은 매년 총 4개 직급의 직원 전원에게 자신이 한 해 동안 업무상 관계를 가졌던 상대 직원들을 지목하고 이 직원들이 자신의 업무에 얼마나 도움이 됐는지를 평가하게 했다. 이는 최근 국내에서도 광범위하게 실시되고 있는 360도 평가의 일종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엄정한 평가를 위해 평가대상 직원을 최저부터 최고까지 4단계로 강제배분하도록 했기 때문에 개인이 가진 사회적 자본의 효과를 알아보는 데 매우 적절한 자료라고 할 수 있다. 연구팀은 4개 직급별로 평가자(본인)와 피평가자(상대방)로 구성된 네트워크 매트릭스(matrix)를 만들고, 이를 다른 변수와 함께 분석했다. 최종 성과는 각 직원이 다른 사람들로부터 받은 평가점수의 평균값으로 측정했으며 이차적 사회적 자본의 효과는 자신과 연결된 상대방 직원들 간의 네트워크 밀도(network density)로 측정했다. 네트워크 밀도는 네트워크 내에서 맺어진 실제 관계를 가능한 모든 관계로 나눈 것이기 때문에 한 직원이 평가한 대상자들의 밀도가 낮다는 것은 상대방 직원들(alters)이 브로커 역할을 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일반적으로 브로커 위치는 성과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므로 상대방 직원들의 네트워크 밀도가 낮다는 것은 평가자 본인의 이차적 사회적 자본이 높음을 나타낸다. 아울러 가설검증을 위해 평가자보다 높은 직급의 직원(상대방)들의 네트워크 밀도와 평가자의 리더의 네트워크 밀도를 측정했다. 이때 높은 직급과 리더라는 직책의 효과를 정확히 분리해내기 위해서 평가자와 동일 직급 직원(상대방)들의 네트워크 밀도와 평가자보다 낮은 직급 직원(상대방)들의 네트워크 밀도는 통제변수로 포함시켜 그 효과를 통제했다. 이 밖에 네트워크 크기, 성별, 연령, 근속년수 등 평가자 본인의 사회적 관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다른 요인들 역시 통제변수로 함께 고려했다.

 

무엇을 발견했나?

연구결과는 예상대로 평가자와 연결된 상위직급 직원들의 네트워크 밀도가 낮을수록 평가자 본인이 받은 평균점수는 높아지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것은 자신과 업무상 관계를 가졌던 상위직급 직원들이 브로커 위치를 더 많이 차지할수록 본인의 업무에 더 많은 도움과 유용한 가치를 산출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 자신이 직접 브로커 위치를 차지하지 않더라도 연결관계에 있는 상위직급 직원들이 브로커 위치를 갖고 있으면 그들의 유리한 위치에서 오는 정보와 자원이 확산 및 전이돼(spill over) 본인이 이익을 보는 사회적 자본의 외부효과가 확인된 것이다. 또한 직원의 리더가 형성하는 네트워크의 밀도가 낮을 경우(다시 말해서, 리더가 브로커인 경우)에도 해당 직원 본인의 평가에 긍정적 영향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종합적으로 본 연구의 결과는 특정 개인과 연결된 상위 직급자나 리더가 조직 내에서 여러 사람을 연결하는 좋은 위치를 차지해 사회적 자본이 높으면 그 직원 본인이 가진 직접적 관계(일차적 사회적 자본)에 관계없이 긍정적인 외부효과를 발휘함을 보여줬다.마지막으로 연구팀은 혹시 이러한 결과가 인기와 명성이 높은 상위 직급자나 리더의 후광(halo)이 작용해 직원 본인의 업무성과가 잘못 평가되는 후광효과(halo effect)가 아닌가 알아보기 위해 상위 직급자나 리더의 네트워크 크기와 직원 본인의 성과 간의 관계를 추가로 분석했다. 한 사람의 네트워크 크기는 그가 갖는 인기나 명성의 지표라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네트워크 크기가 큰 상위 직급자나 리더는 오히려 직원 본인의 성과를 낮추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것은 네트워크 크기가 커서 많은 사람을 알고 있는 리더는 해당 직원에게 도움을 줄 절대 시간이 줄어들기 때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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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명호[email protected]

    - (현) 이화여대 경영대학 교수
    - (전) 삼성경제연구소, 펜실베이니아주립대, 메릴랜드대 방문교수
    - 주된 연구 분야는 사회적 자본과 사회적 네트워크, 인력다양성 관리, 창의성과 집단성과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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