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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작품 읽기는 타인 이해 필요한 업무에 큰 도움 外

주재우,문재윤,곽승욱,안도현,엄찬영 | 177호 (2015년 5월 Issue 2)

세계적 학술지에 실린 연구성과 가운데 경영자에게 도움을 주는 새로운 지식을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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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작품 읽기는

타인 이해 필요한 업무에 큰 도움

 

Djikic, Maja, Keith Oatley, and Mihnea C. Moldoveanu (2013), “Opening the Closed Mind: The Effect of Exposure to Literature on the Need for Closure,” Creativity Research Journal, 25(2), 149-154.

 

무엇을 왜 연구했나?

북미 대졸자의 42%는 대학교 졸업 이후 문학 작품을 단 한 권도 읽지 않는다는 통계가 있다. 영어영문학과를 졸업하고 칼럼니스트로 활동하는 어떤 미국인은 지난 4월에 <포브스>지에 쓴 글에서 문학 작품을 읽는 것보다 경영 서적을 읽는 것이 커리어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며, 책 읽기 모임에 참석하거나 소설책에 몇 시간을 매달리는 것은 실용적이지 않은 것 같다고 고백했다. 국내 직장인들도 업무에 직접 도움이 되는 경영 서적을 읽거나 업무 스트레스를 풀기 위한 TV 프로그램은 시청하지만 문학 작품은 무시하곤 한다.

 

하지만 가상의 인물에 대한 스토리가 담긴 문학 작품을 읽는 것은 다른 콘텐츠를 소비하는 것과 근본적으로 다른 효과가 있다는 주장이 있다. 2006년 요크대 연구에 따르면, 평생 읽은 문학 작품이 많을수록 공감 능력이 높다. 이런 능력은 일반(비문학) 서적과는 관련이 없고 심지어 TV 시청 시간과는 반비례한다. 여기 착안해 캐나다 토론토대의 연구진은 문학 작품을 읽는 것이 인지적 종결욕구(Need for Cognitive Closure)를 낮출 것이라 주장했다. 인지적 종결욕구란 의사결정을 내리고 싶어 하는 욕구로서 이 욕구가 높으면 불확실한 정보나 혼란스러운 상황을 싫어하고 단순하고 불완전한 정보에 기초해 빠르게 결정을 내리려는 경향이 생긴다. 특히 한 번 내려진 결정을 바꾸지 않으려고 하기 때문에 마음이 닫힌다고 표현된다.

 

저자들에 따르면, 가상의 인물에 관한 이야기를 읽을 때에는 일상생활과 달리 의사결정을 할 필요가 없다. 또한 자신이 좋아하지 않는 사람의 생각이나 감정을 모사해야 한다. 예를 들어 <로리타>를 읽을 때에는 주인공의 행동에 찬성하지 않더라도 그의 생각이나 감정을 떠올려야 한다. 이렇게 의사결정 없이 다른 사람을 이해하려는 노력은 읽는 사람의 불확실성을 잘 받아들이게 할 것이라 필자들은 주장했다.

 

무엇을 발견했나?

토론토 시내에서 여성을 대상으로 실험을 수행했고 69명이 참여했다. 절반의 참가자들은 정보 서적 8편 중에서 하나를 읽었고 다른 절반은 가상의 인물에 관한 문학 작품 8개 중에서 하나를 읽었다. 정보 서적은 예를 들어우리는 왜 웃는가’ ‘과학과 문학’ ‘동양과 서양에 관한 책이었고 문학 작품은 Paul Bowles ‘The Echo’, Katherine Brush ‘Night Club’ 등 이었다. 참고로 두 종류의 책은 공통적으로 약 6000단어로 분량이 비슷했고, 일반적으로 정보 서적이 읽기 어렵다는 점을 고려해 정보 서적의 일부 문장을 읽기 쉬운 표현으로 바꾸었다. 책을 읽은 후 42개의 아이템으로 구성된 인지적 종결 욕구를 측정했다(, “나는 결정을 잘 내린다” “여러 방법으로 대답이 되는 질문이 싫다”).

 

실험 결과 문학 작품을 읽은 사람들은 정보 서적을 읽은 사람들에 비해서 인지적 종결욕구가 눈에 띄게 낮았다. 여러 질문 중에서도 순서 및 체계에 대한 욕구 (“나는 성공에 필요한 규칙과 순서를 분명하게 알고 있다”)와 불확실한 상황에 대한 불편함(“나는 불분명한 상황이 싫다”)에 대한 점수가 매우 낮게 나타났다. 특히 평소 문학 작품을 많이 읽고 작가를 많이 아는 사람들의 경우 문학 작품을 읽은 후에 인지적 종결욕구가 크게 내려가는 것으로 나타났다. 참고로 모든 그룹의 사람들은 읽은 책이 얼마나 어려웠는지, 내용이 얼마나 흥미로웠는지, 주제가 얼마나 예술적이었는지에 관해서는 차이가 없다고 대답했다.

 

연구결과가 어떤 교훈을 주나?

문학 작품을 읽는 것은 사람들의 인지적 종결 욕구를 낮출 수 있다. 가상의 인물에 관한 스토리를 읽으면 본인의 업무에 대한 급박한 의사결정 대신 타인의 생각을 상상하기 때문에 순서 및 체계에 대한 욕구가 줄어들고 불확실한 상황을 편하게 받아들여서 열려진 마음으로 다른 사람을 이해하고 자신의 업무를 대할 수 있다. 이런 결과는 자신의 업계에 대한 체계적인 지식과 타인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가 동시에 필수적인 법조계, 의학계 등의 분야에서 문학 독서가 균형 잡힌 시각을 만드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는 점을 보여준다. 또한 현재의 불확실성을 받아들여야 하는 금융업, IT업계 종사자들에게는 문학 책을 읽는 것이 의사결정에 대한 압박감에서 벗어날 수 있는 훌륭한 도구가 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의사결정권자들은 가상의 인물에 대한 이야기를 읽음으로써 한번 내린 결정을 다시 한번 생각해보는, 닫힌 마음을 여는 기회를 얻게 될 것이다.

 

주재우국민대 경영학과 교수 [email protected]

필자는 서울대에서 인문학 학사와 경영학 석사를, University of Toronto Rotman School of Management에서 마케팅 박사 학위를 받았다. 행동적 의사결정 심리학을 바탕으로 디자인 마케팅, 신제품 개발, 소비자 행동에 관해서 주로 연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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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재우

    주재우[email protected]

    국민대 경영학과 교수

    필자는 공감에 기반한 디자인싱킹(Design Thinking)과 직관을 위배하는 행동경제학(Behavioral Economics)을 활용해 고객 경험(Customer eXperience)을 설계한다. 현재 국민대 경영대학과 테크노디자인대학원에서 교수로 재직하며 마케팅과 경험 디자인을 가르치고 있다. 서울대에서 인문학 학사와 경영학 석사를 받았고 토론토대에서 마케팅 박사학위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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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재윤

    문재윤[email protected]

    고려대 경영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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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곽승욱[email protected]

    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

    필자는 연세대를 졸업하고 미국 플로리다주립대와 텍사스공과대에서 정치학 석사와 경영통계학 석사, 테네시대에서 재무관리 전공으로 경영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미국 유타주립대 재무관리 교수로 11년간 근무한 후 현재 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로 재직 중이다. 주요 연구 및 관심 분야는 행동재무학/경제학, 기업가치평가, 투자, 금융 시장과 규제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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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안도현[email protected]

    제주대 언론홍보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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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엄찬영

    한양대 파이낸스경영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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