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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end Monitor

당신은 ‘칼퇴근’ 가능한가

윤덕환 | 177호 (2015년 5월 Issue 2)

 

편집자주

마크로밀엠브레인의 컨텐츠사업부는 트렌드모니터(www.trendmonitor.co.kr)라는 브랜드로 다양한 이슈에 대한 소비자의 생각, 태도, 의견에 대한 정보를 대중적으로 제공하는 것을 주요 미션으로 삼고 있는 전문 리서치 기업입니다. 트위터(@emtrendmonitor)를 통해서도 다양한 정보를 얻을 수 있습니다.

 

지난 2013년 통계청의 지역별 고용조사를 바탕으로 각 언론사와 연구소 등이 주당 노동시간을 분석한 결과를 보면 우리나라 직장인 1743명 중 약 470만 명(27%)은 매일 저녁 8시까지 퇴근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9시에도 사무실에 남아 있는 직장인이 260만 명(15%), 10시 이후에 퇴근하는 사람도 11.6% 206만 명에 이르는 것으로 분석됐다.1 마크로밀엠브레인의 조사에 의하면 직장인 10명 중 7(68.6%)은 아침에 출근할 생각만으로도 피로감을 느꼈고 61.4%의 직장인들은 주변에 일에 지쳐번아웃(burn-out)’이 된 동료들이 많다고 이야기했다.2 만약 계획되지 않은 여가시간이 주어질 경우 어딘가 여행이나 영화, 쇼핑 등의 활동을 하기보다는그냥 쉬고싶어 했다(계획하지 않은 여가시간의 희망 활동 - 1순위 휴식 62.1%). 그것도 가족이나 배우자, 연인을 동반하지 않고 그냥 혼자’(희망 동반자 1순위-37.3%)3 서 보내고 싶어 했다.

 

▶‘하고 싶은 것해야 하는 것의 간격 줄이기

우리나라처럼 관계 중심의 문화에서혼자만의 시간을 보내는 것은 쉽지 않아 보인다. 많은 소비자들은 여름휴가 시즌에 굳이 여행을 갈 필요가 있는가라고 생각하면서도(여름휴가에는 꼭 여행을 가야 한다-45.7% vs. 꼭 여행을 가지 않아도 좋다-48.5%), 절대 다수의 사람들(94.6%)이 여행이라는 형식으로 여름휴가를 계획하고 있다.4 그리고 놀이공원 방문 의향은 점점 더 떨어지는데도(놀이공원 방문의향 88%(2011) → 80.5%(2013) → 78.1%(2014)), 실제 서울·수도권의 놀이공원의 방문 경험은 근소하게 증가했다(롯데월드 47%(2013) → 49.3%(2014), 에버랜드 36.1%(2013) → 38.3%(2014), 어린이대공원 22.4%(2013) → 25.1%(2014)).5 머리로는 가고 싶지 않은데 몸은 가족을 위해, 혹은 다른 이유의 여가생활을 위해 어쩔 수 없이 놀이공원을 간다는 뜻이다. 이런 간극을 메울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그래서 이런 하고 싶은 일(휴식)과 해야 하는 일(가족을 위한 봉사) 사이의 간극을 줄이려 하는 일부 소비자들이 관심은 좀 느긋하게쉬는 듯하면서도 여행을 병행할 수 있는슬로시티(Slow city)6 로 향하는 듯하다.

 

소비자들의 약 41%가량은 슬로시티에 대해 잘 알고 있다고 응답했고, 현재 슬로시티로 제시된 11개 도시를 방문해본 경험자들도 절반 이상(57.4%)으로 나타났다.7 하지만 이 같은 새로운 여가생활에 대해 이렇게 대안을 찾으려는 사람조차도 그다지 많지는 않은 것 같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여가시간을 TV와 함께 보냈기 때문이다. 여기에 재미있는 결과가 있었다. 주로 경험한 여가활동에 관한 추적조사 결과였는데스마트폰 갖고 놀기를 응답한 값이 급증한 것이다.

 

▶‘스마트폰 가지고 놀기가 미치는 영향력

스마트폰과 여가활동을 보내는 비중은 2013 25.6%에서 2014년에는 31.9%로 크게 증가했다. 1, 2순위였던 ‘TV 시청여행이 근소하게 나마 감소세에 있는 것과 대조를 이룬다(TV 시청 37.2% → 35.4%, 여행 37.4% → 34.4%)8 . 이런 추세라면 조만간 부동의 여가활동 1순위였던 TV 시청과 여행을 곧 뒤집을 가능성이 커 보인다. 본래 여가(餘暇)의 의미는 노동과 가정생활, 사회적 의무 등에서 해방돼 휴식을 취하며 기분을 전환하기 위해 색다른 활동을 하는 시간으로 정의돼 있다. 하지만 역설적이게도 여가의 본원적인 의미인 온전한휴식을 방해하는 요소는 여가의 정의 속에 다 들어가 있다. 여기에 시간 도둑 스마트폰을 추가해 보면여가의 방해꾼들은 4가지로 정의할 수도 있을 것 같다. 과도한 노동, 가정생활, 사회적 의무, 그리고 스마트폰. 올해는 과연 이 만만치 않은 여가의 방해꾼들을 제거할 수 있을까?

 

윤덕환마크로밀엠브레인 컨텐츠사업부장 [email protected]

필자는 고려대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 심리학과에서 문화 및 사회심리학으로 박사 과정을 수료했다. ㈜마크로밀엠브레인(구 엠브레인)에서 다수의 마케팅리서치 프로젝트를 수행했고 현재 컨텐츠사업부를 총괄하고 있으며 인천대 소비자·아동학과 겸임 교수로도 활동하고 있다. 저서로는 <소비자는 무엇을 원하는가> <장기불황시대 소비자를 읽는 98개의 코드> <불안 권하는 대한민국, 소비자들의 마음을 읽는다>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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