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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havioral Economics

인식 오류 막으려면 불편한 진실과 마주해야

곽승욱 | 290호 (2020년 2월 Issue 1)
Behavioral Economics
인식 오류 막으려면 불편한 진실과 마주해야


Based on “Epistemic Spillovers: Learning Others’ Political Views Reduces the Ability to Assess and Use Their Expertise in Nonpolitical Domains” by J. Marks et al., in European Journal of Political Economy, 2019


무엇을, 왜 연구했나?

끄물끄물한 하늘을 보며 우산을 챙길까, 말까 망설일 때는 날씨 예보에 귀를 기울인다. 기왕에 도움을 받을 바에는 예측력이 높은 정보를 선호한다. 두 번 중 한 번꼴로 틀리는 기상 예측보다는 다섯 번 중 네 번은 맞추는 기상 정보에 끌리는 건 당연지사다. 의사결정을 할 때 정보의 정확성 못지않게 중요한 요소가 상호 유사성이다. 정보 제공자가 어떤 측면에서 정보 이용자와 유사한 성향을 지니면 정보에 대한 신뢰도가 급상승한다. 예를 들어, 다수의 민주당원은 진보 성향을 지닌 CNN을 애청하며 국내외 주요 토픽이나 여론의 추이를 파악하고 평가한다. 반면에 공화당원들은 보수 성향의 폭스뉴스에서 제공하는 시사 정보와 뉴스 분석에 더 많은 관심과 응원을 보낸다.

이러한 현상이 심각해지면 듣고 싶은 것만 듣고, 보고 싶은 것만 보는 ‘반향실(Echo Chamber)효과’로 발전한다. 원래 반향실은 방송 연출상 필요한 잔향(殘響)을 만들어내기 위해 흡음성(吸音性)이 적은 재료로 벽을 만들어 소리가 메아리처럼 되울리도록 만든 방이다. 여기서 파생된 용어인 반향실 효과는 폐쇄된 온라인 공간에서 자신과 생각이 비슷한 사람들끼리만 소통하게 되면서 편향된 사고가 강화되는 현상을 가리킨다. 자신과 생각이나 의견이 비슷한 사람이나 매체로부터 얻은 정보는 액면 그대로 신뢰하고 주변에 전파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는 별다른 이유도 없이 불신하고 거부한다. 그 결과 자신과 같은 목소리가 계속 메아리치며 증폭된다. 최근 사회적 갈등의 원인으로 주목받는 각종 가짜 뉴스의 창궐과 급속한 파급이 좋은 예다.

반향실 효과는 타인의 전문성을 평가할 때도 자주 발생한다. 자신과 비슷한 방법으로 주식 가치를 평가하고 투자 여부를 결정하는 사람은 그 밖의 재무 관련 분야에서도 탁월한 수완과 재능을 발휘하리라 예단한다. 실제로 다른 재무 관련 분야에서는 전문성이 없는 경우에도 말이다. 다시 말해서, 한 분야에서의 유사성이 다른 관련 분야에서의 실제 전문성보다 더 중요한 고려사항이 된다. 최근 영국 유니버시티칼리지 런던대의 마르크스 교수팀은 반향실 효과가 상관관계가 전혀 없는 분야로 확산되는 현상인 인식적 파급효과(Epistemic Spillover)로 연구 주제를 확장했다.


무엇을 발견했나?

마르크스 교수팀은 아마존 메커니컬 터크(Amazon Mechanical Turk) 서비스에 자원한 18세 이상의 미국 시민 97명을 실험 참가자로 선정하고 상관관계가 전혀 없는 두 분야(정치와 도형분류)를 인식적 파급효과의 검증도구로 활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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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곽승욱

    곽승욱[email protected]

    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

    필자는 연세대를 졸업하고 미국 플로리다주립대와 텍사스공과대에서 정치학 석사와 경영통계학 석사, 테네시대에서 재무관리 전공으로 경영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미국 유타주립대 재무관리 교수로 11년간 근무한 후 현재 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로 재직 중이다. 주요 연구 및 관심 분야는 행동재무학/경제학, 기업가치평가, 투자, 금융 시장과 규제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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