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리더는 조직의 지혜와 창의력을 고갈시킨다. 이들은 이른바 ‘약화자(diminisher)’다. 반면 최고의 역량을 이끌어내고 사람들이 더욱 스마트해지게 도와주는 리더, 즉 ‘멀티플라이어(multiplier, 증식자)’도 있다. 35개 글로벌 기업에서 150명이 넘는 임원들을 대상으로 한 연구 결과 ‘멀티플라이어 효과(Multiplier Effect, 승수 효과)’가 엄연히 존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멀티플라이어로 행동하는 리더들은 약화자보다 최소한 2배 이상 생산성을 높인다. 멀티플라이어의 역할을 할 수 있는 방법을 소개한다.
1. 인재 유인자가 되라 멀티플라이어는 인재를 끌어당기는 자석과 같다. 일하기 좋은 사람이라는 평판을 얻는다. 우드로 윌슨(Woodrow Wilson)은 “나는 내가 보유하고 있는 모든 머리뿐 아니라 내가 빌릴 수 있는 모든 자원을 활용한다”고 말했다. 인재 유인자는 사람들이 성장할 수 있게 도와주는 동시에 사람들을 최대한 활용한다는 것. 반면 약화자는 자신의 세력 확대에 골몰해 자신만의 왕국을 건설하느라 여념이 없다. 이들에게 인재는 결과를 위한 수단에 불과할 뿐이다.
인재 유인자가 되려면 우선 어느 곳에서든 인재를 찾는 습관을 길러야 한다. 또 모두가 각자 지니고 있는 타고난 천재성을 발굴하는 방법을 파악해야 한다. 사람들이 충분히 실력을 발휘할 만한 기회를 제공하고, 훼방꾼을 제거해야 한다. 다른 사람들이 발전하고 더 높은 단계로 나아가는 길을 방해하는 사람들은 어디에나 존재하게 마련이기 때문이다.
2. 해방가로 행동하라 멀티플라이어는 인재 해방자처럼 행동하는 반면 약화자는 폭군처럼 행동한다. 기업의 위계질서 상의 억압 세력으로부터 직원들을 자유롭게 풀어주는 습관을 키워라. 직원들이 자신의 판단과 추론에 따라 생각하고 이야기할 수 있게 하라. 이렇게 하면 최고의 아이디어가 표면화돼 이를 채택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된다. 존 듀이(John Dewey)는 “항구적인 중요성을 갖는 유일한 자유가 있다면 그것은 지성의 자유며, 이는 관찰과 판단의 자유”라고 말했다. 직장에서의 해방자들은 사람들이 최선을 다해 일할 수 있는 권한을 가졌다는 기분을 느끼게 해주고, 생산적인 환경을 조성한다. 반면 불안과 긴장을 야기해 함께 일하기 어려운 환경을 만든다. 이들은 자신의 의견이나 취향에 권력을 활용해서 업무 공간을 지배하려는 성향이 있다.
해방자가 되려면 먼저 공간을 창조해야 한다. 이는 만지작거리고, 실험하고, 기여하게 될 사람들을 위한 공간이다. 또 직원들에게 최선을 다할 것을 요구해서 이들이 무엇인가 하려고 하는 욕구를 불러일으키는 강렬한 공동체 의식을 형성해야 한다. 동시에 새로운 일을 시도하고 이 일들을 통해 배울 수 있는 신속한 학습 사이클을 만들어줘야 한다. 혼자만의 생각을 주장하지 말고 모두가 협력해 공동 제작하는 계획에 참여케 하고, 의견을 제시할 때는 항상 적절한 해설을 붙여주는 습관을 길러야 한다. P&G의 전 CEO인 A.G. 래플리(A.G. Lafley)는 “우리는 빨리, 신속하게, 그리고 저렴하게 실패하고, 그런 다음 이를 통해 배우는 사람을 원한다”고 말한 바 있다.
3. 탁월함을 요구하라 멀티플라이어는 사람들의 사고(thought)에 도전하는 반면 약화자는 만물박사처럼 행동한다. 자신이 모든 해답을 알지 못한다는 사실에 솔직해지면 모두들 자신의 역량을 활용할 만반의 준비를 할 수 있다. 직원들이 기여할 수 있는 큰 기회를 파악하고 도전에 직면해 진정으로 최고 수준의 결과를 이뤄내기 위해 집중력과 에너지를 발휘할 수 있게 하라.
피터 드러커(Peter Drucker)는 노벨상 수상자와 평범한 사람들의 가장 큰 차이점이 아이큐나 직업의식이 아니라, 더 중요한 문제들을 질문한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도전자들은 사람들이 해답을 알지 못하는 진실을 캐는 질문을 던지면서 조직이 향할 방향을 정한다. 2005년 당시 SAP의 차기 CEO 후보로 꼽혔던 샤이 애거시(Shai Agassi)는 스위스 다보스(Davos)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orld Economic Forum)에서 그는 다음과 같은 질문을 받았다.
“세상을 보다 나은 곳으로 만들기 위해 무슨 일을 할 수 있나요?”
이 질문은 그를 오랫동안 괴롭혔고, 2년 뒤 애거시는 SAP을 떠나 베터 플레이스(Better Place)라는 회사를 설립해 전지 자동차를 연구하기 시작했다. 도전자란 바로 이와 같은 사람들이다. 이들은 정말로 어려운 질문을 하고 문제를 팀 차원의 의제로 만들고 함께 실용적인 해결책을 만들어 연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