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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비즈니스는 브랜딩이다 外

최한나 | 110호 (2012년 8월 Issue 1)



모든 비즈니스는 브랜딩이다

홍성태 지음/ 쌤앤파커스/ 18000

 

게토레이가 처음 등장한 것은 1987년이다. 음료수 시장에 콜라와 사이다만 존재하던 때였다. 톡 쏘면서도 달짝지근한 탄산음료에 익숙했던 사람들은 시큼털털하고 김빠진 것 같은 게토레이에 미적지근한 반응을 보였다. 흡수가 빨라 갈증 해소에 좋다는 점을 내세워 시장 공략에 나섰지만 탄산음료의 아성을 넘기엔 역부족이었다.

 

그랬던 게토레이가 주목받기 시작한 것은달지 않아야 한다, 흡수가 빨라야 한다는 광고를 하면서부터다. ‘달지 않아야 한다는 말이 퍼지고 설득력을 얻으면서 사람들은 게토레이가 탄산음료보다 덜 달다는 사실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기 시작했다. ‘흡수가 빨라야 한다는 카피와 음료가 몸에 흡수되는 모습을 강조한 애니메이션은 마시자마자 바로바로 흡수되는 느낌을 갖게 했다. 고전을 면치 못하던 게토레이는 이 광고 후 1년 만에 시장점유율이 7%에서 33%로 올라섰다.

 

품질로 경쟁하는 시대는 지났다. 날로 치열해지는 글로벌 경쟁 환경에서 좋은 품질은 당연히 갖춰야 할 필요조건이다. 품질이 뛰어나지 않으면 아예 예선 탈락이다. 품질을 갖췄다면 다음은 마케팅이다. 품질에 상응하는 이미지를 만들고 소비자가 긍정적으로 인식하도록 만드는 과정이다. 저자는마케팅은 단순히 제품(product)의 경쟁이 아니라 인식(perception)의 싸움이라고 말한다.

 

마케팅을 잘하려면 소비자의 인식을 잘 관리해야 한다. 여기서 인식이란 구체적인 어떤 브랜드에 대한 인식을 말한다. 결국 마케팅은 브랜드에 대한 소비자의 인식을 관리하는 모든 작업을 포괄한다. 이른바브랜딩(branding)’이다.

 

저자는 브랜딩의 두 가지 축으로 크게브랜드 콘셉트(conception)’브랜드 체험(experience)’을 제시한다. 먼저 콘셉트는 브랜드에 부여하는 의미다. 시장에 막 나온 브랜드가 인지도를 얻고 존재감을 확보하는 것은 순전히 그 콘셉트에 달렸다. 이때 필요한 것은 고객의 관점에서 바라보는 고객 지향성, 전달하고 싶은 의미를 압축하는 응축성, 신선하게 표현하는 창의성, 꾸준히 밀고 나가는 지속성, 품목들을 균형 있게 배치하는 조화성, 구성원들이 동일한 비전을 품도록 하는 일관성, 구성원들을 하나로 묶는 보완성 등 7가지다.

 

이 가운데 조화성을 주목할 만하다. 흔히콘셉트를 정한다고 할 때 제품이나 서비스의 이미지를 어떻게 설정할 것이냐만 생각하지만 콘셉트는 마케팅 전략을 세울 때뿐만 아니라 기업 전체를 일사불란하게 이끌어가는 데도 중요하다. 구성원들의 마음에 하나의 콘셉트를 심는 데 성공한 회사로 일본 자동차 회사 혼다를 들 수 있다. 혼다는 1970년대 시빅(Civic)이라는 소형차로 미국에 진출했지만 눈길을 끌지 못했다. 그런데 1973년 오일쇼크가 터지면서 석유 값이 치솟자 소형차 시빅이 갑작스레 관심을 받는다. 작지만 고장이 잘 안 나면서 연료비를 절약할 수 있는 차라고 인식된 것이다. 혼다는 곧이어 업그레이드 모델 어코드(Accord)를 발표했고 어코드는 곧바로 미국 최고의 베스트셀러로 자리매김한다. 그러나 혼다는 여기에 안주하지 않고 포뮬러 원(F-1) 대회에서 우승하겠다는 새로운 목표를 제시한다. 그리고 실제로 1983년부터 참가한 이후 1980년대에만 세 차례나 우승을 거머쥐었다.

 

F-1에서 우승한다고 혼다에 실익이 있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조직 전체가 온 마음으로 염원하는 목표를 제시하는 효과가 있다. 혼다는 F-1 대회 우승을 전사적 목표로 삼아 조직원들에게 경주정신(racing spirit)을 일깨웠다. 뚜렷한 비전은 구성원의 사기를 높일 뿐 아니라 행동에 일관성을 부여해 시너지 효과를 낸다.

 

브랜딩의 또 다른 축인 체험은 그 브랜드를 사용하면서 느끼는 재미라고 할 수 있다. 여기에는 감성과 공감, 스토리 등 머리가 아닌 마음에 호소할 수 있는 요소가 필요하다. 저자는어떤 브랜드가 소비자를 감동시킬 만큼 힘을 지니려면 의미와 재미를 모두 갖춰야 한다고 강조한다.

 

 

넥스트S커브

폴 누네스·팀 브린 지음/에이콘/ 18500

S커브라는 단어는 스탠퍼드대 교수 에버릿 로저스가이노베이션의 확산을 출간한 이후 본격적으로 확산됐다. 얼리어답터 기업이 성공적인 신제품 및 서비스를 선보여 시장을 장악한 후 서서히 포화상태에 도달해 더 이상 성장하지 못하는 과정을 표현한 곡선이다. 그러나 여기서 멈춘다면 미래가 없다. 정점에 이른 기업들은 더 이상 갈 데가 없다. 저자들은하이퍼포먼스 기업을 대안으로 제시한다. 일반 기업들이 매출에 초점을 둔 가시적인 S커브에 집착할 때 하이퍼포먼스 기업은 경쟁, 역량, 인재 등 숨은 S커브의 정점에 맞춰 변화한다.

 

 

스마트한 생각들

롤프 도벨리 지음/걷는나무/ 14000

 

막시밀리앙 링겔만이라는 프랑스 엔지니어가 1913년 말의 능력을 조사했다. 그 결과 함께 수레를 끄는 말 두 마리의 힘은 한 마리가 끌 때 보여주는 힘의 두 배에 미치지 못했다. 링겔만은 사람에게도 비슷한 실험을 해봤다. 여러 명의 남자들에게 하나의 밧줄을 잡아당기게 하고 각각의 사람이 사용한 힘을 측정했다. 그랬더니 두 사람이 같이 밧줄을 끌 때 사용한 평균적인 힘은 혼자 끌 때 사용한 힘의 93%에 그쳤다. 셋이 끌면 83%, 여덟이 끌면 49%밖에 힘을 쓰지 않았다. 집단은 개인보다 태만할 수밖에 없다는사회적 태만현상이다. 알아두면 유용한 50여 가지 개념들을 모았다.

 

 

 

최한나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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