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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재를 구하라

박재희 | 38호 (2009년 8월 Issue 1)
인재를 얻는 일은 리더에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좋은 인재는 조직의 미래이며 경쟁력이라는 것은 동서고금을 관통하는 당연한 이치다. 특히 동양의 정치가는 인재를 구하는 것을 조직의 가장 중요한 업무로 삼았다.
 
한() 고조(高祖) 유방(劉邦)은 대장군 한신(韓信), 작전통 장량(張良), 군수통 소하(蕭何)를 얻어 자신보다 몇 배 강력한 초나라 항우(項羽)를 이기고 천하를 거머쥐었다. 유비(劉備)는 관우(關羽)와 장비(張飛), 제갈공명(諸葛孔明) 같은 인재를 활용해 천하의 3분의 1을 얻었다. 진시황(秦始皇)은 이사(李斯)라는 초()나라 출신의 인재를 영입해 천하를 얻었다. 이들은 훌륭한 인재를 발탁해 천하를 도모한 리더들이다.
 
공자(孔子)가 가장 이상적인 정치가로 꼽은 주공(周公)은 무왕(武王)을 도와 주()나라의 천하 통일에 가장 큰 공헌을 했다. 그의 성()은 희()요, 이름은 ‘아침’이란 뜻의 단()이다. 기원전 11세기경 인물로 알려져 있으며, 500여 년이 흐른 뒤 공자의 평가로 더욱 명성이 높아졌다. 공자는 주공이 천하 통일의 대업을 이룬 1세대로서 스스로 왕이 될 수도 있었지만, 조카인 어린 성왕(成王)을 도와 끝까지 자신의 본분과 자리를 지켰다는 점을 높이 평가하고 있다. 실세였지만 욕심을 자제하고 명분을 잃지 않았다는 것이다.
 
주공은 인재 발탁의 전문가였다. 그는 청렴(淸廉), 신중(愼重), 근면(勤勉)을 바람직한 공직자의 윤리로 꼽고 이러한 소양을 갖춘 인재를 구했다. 주나라의 천하 통일도 능력을 갖추고 때를 기다리던 인재 강태공(姜太公)과 그를 알아보고 대우할 줄 알았던 주공의 만남이 없었다면 불가능했다.
 
그의 인재 욕심은 남달랐다. 수없이 많은 사람을 만나고, 그들과 좋은 관계를 가졌다고 한다. 어떤 때는 하루에 70여 명의 사람을 만나고 접대한 일도 있었다. 주공은 주군(主君)을 대신해 끊임없이 사람을 만나고, 그들 중 능력 있는 사람을 조직으로 끌어들였다.
 
주공은 아들 백금(伯禽)에게 인재를 우대하고 교만하지 말라는 뜻으로 ‘일목삼착(一沐三捉)’과 ‘일반삼토(一飯三吐)’를 당부했다.
 
목()은 ‘머리를 감다’, 착()은 ‘잡다’는 뜻이다. ‘일목삼착’은 주공이 머리를 감던 중 인재가 찾아오면 감던 머리를 세 번이나 움켜쥐고 머리에 물을 묻힌 채로 나가 반갑게 맞았다는 일화에서 나왔다. 당시 사람들은 머리가 길었을 테니 감던 머리카락을 움켜쥐고 나와 사람을 만나는 일은 참으로 불편했을 터다. 그런데도 반갑게 손님을 맞았다는 것은 그의 인재에 대한 열정과 사랑이 대단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일반삼토’의 ‘일반(一飯)’은 한 끼 밥을 먹는 시간을 말한다. ‘삼토(三吐)’는 세 번 뱉는다는 뜻이다. 주공은 한 끼를 먹는 짧은 시간에도 인재가 찾아왔다는 소식을 들으면 먹던 음식도 세 번이나 뱉고 나가 만났다고 한다.
 
인재를 얻으려면 기다리지 말고 직접 찾아 나서야 한다. 가만히 앉아 얻을 수 있는 인재라면 그렇게 훌륭한 재목은 아닐 것이다. 머리를 감다가도 세 번씩이나 감던 머리를 움켜잡고 인재를 만나러 나갔던 ‘일목삼착’의 정신이나, 밥 한 끼 먹을 때라도 세 번이나 먹던 것을 뱉고 나가 만날 수 있는 ‘일반삼토’의 정신이야말로 인재를 아끼고 사랑하는 위대한 리더의 모습이다. 거만하게 앉아 기다리는 사람에게는 인재가 모여들지 않는다는 교훈을 잊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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