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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상거래의 민낯 보여준 ‘큐텐 사태’

과거 성공 방식만 따르다가 파국
무자본 M&A, 영세업체들만 피해자로

박제홍,정리=배미정 | 407호 (2024년 12월 Issue 2)
Article at a Glance

2024년 계열사인 위메프의 셀러 정산 미지급 사태를 계기로 본격적으로 이슈가 된 큐텐 사태는 단순한 사기나 조직적 범죄에 그치지 않는다. 이는 성공한 창업자에 대한 맹목적인 믿음, 이를 막연하게 추종한 투자자들의 행태, 취약한 기업의 거버넌스 체계, 검증 없이 과거의 성공 신화만을 반복해서 쓴 일부 언론이 만든 총체적 문제작이다. 결국 대형 전자상거래 플랫폼의 실체를 일일이 검증하기 어려운 영세업체들만이 피해자로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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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7월 8일 큐텐 계열사 위메프에서 셀러 정산 미지급 사태가 발생했다. 이를 계기로 본격적으로 알려지기 시작한 큐텐 사태는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우선 이번 사태의 핵심 계열사인 티몬과 위메프는 7월 29일 서울회생법원에 기업회생을 신청했다. 그리고 44일 만인 9월 10일 회생 절차가 개시돼 현재 조사 위원을 선정, 연내 회생 계획안 제출을 목표로 관련 절차가 진행 중이다. 한편 그룹의 모회사인 큐텐 싱가포르 법인(Qoo10 Pte. Ltd.)은 11월 11일 파산 선고가 내려졌다.1 싱가포르 고등법원은 큐텐에 청산 명령을 내리고 청산인으로 금융 자문 기관인 AAG기업자문을 지명했다. 청산인은 큐텐 경영권을 임시 인수해 자산을 통제하고 부채 구조조정 협상 등을 진행할 예정이다.

본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은 주요 경영진에 대한 구속 영장에서 총 1조5950억 상당의 물품 판매 등 관련 정산 대금 편취를 적시했다. 큐텐이 사업을 전개했던 싱가포르, 얼마 전 인수한 위시까지 범위를 확대하면 피해 규모가 2조 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는 국제적인 스캔들이지만 피해 회복이 요원하다는 점에서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사건은 이제 사법의 영역으로 넘어간 상황이다. 이번 사태는 단순한 경영 실기를 넘어 적극적인 사기, 기망, 배임, 횡령이 개입된 사례라는 것이 점점 밝혀지고 있다. 범죄 혐의는 앞으로의 수사와 재판을 통해 상세히 알려질 것이다. 하지만 지금 시점에서도 큐텐 사례를 되짚어봐야 하는 이유는 충분하다. 큐텐 사태는 단순한 사기와 조직적 범죄를 넘어 비즈니스 세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성공한 창업자에 대한 맹목적인 믿음, 이를 막연하게 추종한 투자자들의 행태, 무너져버린 기업의 거버넌스 체계, 검증 없이 10년도 넘은 과거의 성공 신화만을 반복해서 쓴 일부 언론이 만든 총체적 문제작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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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제홍[email protected]

    아틀라스퍼시픽 대표

    박제홍 대표는 연세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스탠퍼드대 경영대학원에서 경영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국제공인재무분석사(CFA)다. 에이티커니에서 경영 컨설턴트로 근무하며 국내외 대기업과 다수의 성장 전략 프로젝트를 진행했으며 이후 국내 사모펀드에서 중소중견기업 경영권 인수 및 성장 자본 투자를 이끌었다. 현재는 실리콘밸리 소재 벤처캐피털 ‘아틀라스퍼시픽’에서 전 세계 혁신 기업 투자에 집중하고 있으며 스타트업 및 테크 전문 뉴스레터 ‘CapitalEDGE’를 운영하며 에디터로 활동하고 있다. DBR 주최 CES 2024 참관 투어에서 현지 모더레이터로 활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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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리=배미정

    정리=배미정[email protected]

    동아일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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