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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성과 직원 관리 솔루션

저성과자 압박은 불안감만 확산 성과목표 대신 학습목표 부여하라

이승윤 | 198호 (2016년 4월 lssue 1)

 

Article at a Glance

 

 

업무 의욕을 고취시키는 저성과 직원 관리방법

①직원들이 의미와 가치를 찾을 수 있도록 도와라:흡연 여성들은 임신 때문에 담배를 끊어도 금단 증상이 거의 나타나지 않는다고 한다. 금연이라는 목표가 중요하고 가치 있는 의미(태아의 건강)와 연결됨으로써 목표를 달성하는 과정이 힘들지 않기 때문이다.

②성과목표가 아닌 학습목표를 설정하라:직원에게시장점유율 5% 향상이라고 말하지 말고시장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필요한 세 가지 전략을 도출하라라고 말하는 것이 좋다. 학습목표는 결과물보다 효과적이고 체계적인 목표 달성 과정에 더 초점을 맞춘다.

③직원들이 각자의 역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업무를 할당하라:상사와 부하직원은 합의에 따라 업무목표를 설정해야 한다. 저조한 성과가 나왔다면 원활한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저조한 성과의 원인으로 파악된 문제점을 어떻게 해결할지 의논해야 한다.

 

 

 

 

성과주의 인사제도가 각광받으면서 주요 대기업은 물론 증권사, 보험사, 공기업에서도 개인 성과에 따라 연봉과 승진에 차등을 두는 시스템을 도입하고 있다. 성과주의 인사제도에서는 직원들이 개인 및 팀의 성과평가 결과에 따라 일반적으로 세 그룹(고성과자-보통-저성과자; 핵심인재-보통인재-저성과자; A player-B player-C player )으로 분류된다. 저성과자로 분류된 직원들은 재교육, 이동 및 재배치, 처우 조정, 퇴출 등의 관리를 받게 된다. 문제는 이런 저성과자 관리 프로그램의 운영과정에서 저성과자 본인은 물론이고 저성과 직원이 포함된 팀이나 부서의 다른 직원도 영향을 받는다는 점이다. 잘못된 저성과자 관리 프로그램은 팀이나 부서 전체의 활력 수준을 떨어뜨린다. 이는 팀과 부서의 전체 성과는 물론이고 창의성과 혁신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즉 저성과자 관리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과정에서 저성과 직원들의 감정(: 불안함, 초조함, 긴장감 등), 의욕, 자신감, 소속감 등의 심리적인 측면을 고려하지 않고는 그들의 가치를 최대한으로 끌어올리는 데 어려움을 겪게 될 수 있는 것이다. 저성과자들은 본인의 사회적 지위를 스스로 낮게 평가하고 자신이 가진 힘이나 영향력이 미미하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자신감이 없고 스스로의 능력을 불신하며, 저조한 성과평가 결과를 본인 탓으로 돌려 자책하기도 한다. 성과평가 결과가 지속적으로 저조하게 나오는 상황에서도 본인의 무능력과 무기력함을 드러내고 싶지 않아서 주변에 적극적으로 도움을 청하지도 않는다. 소극적으로 뒤로 물러서기만 하다보니 본인이 맺고 있는 인간관계 및 사회적 네트워크로부터 받을 수 있는 도움과 유용한 정보조차도 활용하지 못한다. 그 결과 스스로의 무기력하고 무능한 이미지를 강화시키는 악순환이 일어나기도 한다.

 

저성과자 퇴출 방식의 부정적 효과

 

저성과자 관리 프로그램으로 잘 알려진 대표적인 기업으로 GE가 있다. 잭 웰치 전 회장은 Vitality Curve(Forced Ranking System)에 근거해 실적이 탁월한 상위 20% 임직원에게는 임금 인상, 스톡옵션, 승진 등의 방법으로 보상하고, 중위 70%는 상위 등급으로 상승할 수 있도록 격려하고 지원하며, 하위 10%는 퇴출시키는 방식을 채택했다. 잭 웰치는나의 주요 업무는 인재를 양성하는 일이었다. 750명의 핵심인재들에게 수분과 양분을 공급해주는 정원사 같은 역할이었다. 물론 잡초들도 뽑아줘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회사의 생산성과 효율을 높이고, 경쟁력을 확보·유지하기 위한 선택이었다는 의미다.

 

 

 

 

스탠퍼드 경영대학의 제프리 페퍼 교수는 이런 GE의 저성과자 퇴출 방식을 비판했다. 하위 10%의 저성과 직원들을 지속적으로 퇴출시킬 경우 남아 있는 직원들조차도다음은 내 차례가 될 수도 있다라는 불안감과 초조함을 느끼게 된다는 것이다. 불안하고 초조하며 긴장된 상태에서 사람들은 일반적으로 인지와 사고의 폭이 좁아지는 현상을 보인다. 이를위협-경직 효과(threat-rigidity effect)’라고 한다.

 

예를 들어 건물에 화재가 발생한 상황을 가정해보자. 건물에 불이 나면 사람들은 극도의 두려움과 긴장감을 느끼며 오로지 한 가지 생각에만 몰두한다. ‘어떻게 하면 이 건물에서 안전하게 빠져나갈 수 있을까?’ 이런 위기일발의 순간에 기상천외한 생각을 해내기란 거의 불가능하다. 불이 나면 대다수의 사람들은 일단 계단을 통해 건물을 탈출해야겠다는 생각밖에 하지 못한다. 똑같은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몰리기 때문에 화재가 나면 많은 사람들이 죽거나 다친다. 비록 화재상황만큼은 아니더라도 회사에서 퇴출될 수도 있다는 위기감은 상당 수준의 불안과 초조함, 긴장을 느끼게 하기에 충분하다.

 

이미 저성과자로 분류됐거나 향후 저성과자로 분류될 가능성이 있는 직원들은 자연히 고용불안감을 경험하게 되고, 이처럼 부정적인 감정에 지속적으로 시달리다보면 생각의 폭이 좁아지고 사고가 경직되며, 그 결과 업무에서 새로운 아이디어를 창출하고 시도하기가 어려워진다. 그저 늘 하던 대로 무리 없이, 실패 가능성 없는 안전하고 정형화된 방식으로만 일하려고 하게 될 뿐이다. 직원들의 창의성과 혁신의지를 저하시킬 가능성이 높은 GE의 저성과자 퇴출방식이 지속적인 혁신을 통한 회사의 경쟁력 제고에 과연 효과적인 방법인지 다시 한번 의문을 제기해볼 필요가 있는 것이다.

 

저성과자를 대하는 상사나 동료들의 태도

 

저성과 직원을 대하는 상사나 동료의 언사가 무례하고 모욕적인 경우를 목격한 경험이 자주 있을 것이다. 별 것 아닌 것처럼 넘어가는 경우가 대부분일 수 있지만 결코 간과해서는 안 되는 일이다. 모욕적이고 무례한 언사와 괴롭힘을 경험한 저성과자 당사자가 분노나 긴장, 두려움을 느끼는 것은 물론이다. 더 큰 문제는 가해자의 행동이 피해 당사자뿐만 아니라 이를 목격한 주변 사람들에게까지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한 연구 결과가 매우 흥미롭다. 직장 내의 무례하고 모욕적인 언행은 피해자뿐 아니라 목격자의 성과도 저하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상사가 동료에게 가하는 언어적, 물리적 폭력은 피해 당사자는 물론이고 동료가 다른 동료에게 보이는 폭력적 언행을 목격한 사람들에게서도 같은 결과가 나왔다. 즉 직장 상사건, 동료건 무례하고 모욕적인 언행을 하는 것을 보는 것만으로도 큰 스트레스를 받는다. 저성과자에 대한 무례하고 모욕적인 언사의 부정적인 여파가 팀과 부서 전체에까지 미칠 수 있다는 의미다. 같은 연구에 따르면, 특히 모욕당하는 사람이 가까운 동료일수록 업무성과가 현저하게 저하되고, 부정적인 감정과 공격적인 생각이 월등하게 증가한다. 더욱이 복잡한 사고와 정보처리가 요구되는 지식근로자의 경우 직장에서 일어나는 무례하고 모욕적인 일을 관찰하는 것만으로도 업무 흐름에 상당한 방해를 받을 수 있고, 원래의 업무 흐름으로 복귀하는 데에도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린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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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승윤[email protected]

    홍익대 경영대학 교수

    필자는 서울대 경영대학에서 학사·석사 과정을 마쳤으며 미국 미시간대에서 조직행동론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미국경영학회 조직행동 분과에서 수여하는 '최고박사학위논문상'을 받기도 했다. KAIST 테크노경영대학원 교수, 미국 UC-irvine 방문교수 등을 거쳐 현재 홍익대 경영대학 교수로 재직 중이다. 조직 내 에너지와 활력, 정서 및 감정, 긍정조직학, 사회적 네트워크의 효과 등을 주제로 연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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