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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전문점 카페베네

“카페베네? 점포 늘어난 것 말고 뭐 있지?” 명확한 타깃 못 찾고 쇠락의 길로…

이재형 | 215호 (2016년 12월 Issue 2)
Article at a Glance

카페베네는 커피 맛보다 매장의 편익을 극대화하는 전략을 구사하고 스타마케팅을 통한 브랜드 및 이미지 전략으로 차별화를 이뤄내면서 치열한 커피전문점 시장에서 성공할 수 있었다. 그 결과, 최단 기간에 최다 매장 수 돌파, 업계 최초 500호점 돌파 등의 성공신화를 이룩했다. 하지만 이후 수익성이 급속도로 악화되면서 줄곧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카페베네의 실패 원인은 커피전문점으로서 명확한 포지셔닝을 구축하지 못하고 무리하게 사업을 확장한 점, 신메뉴 출시에 있어 선택과 집중에 실패한 점, 브랜드 및 가맹점 관리에 실패한 점, 명분과 실리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 데 실패한 점 등을 꼽을 수 있다.


당신이 커피점 프랜차이즈를 경영해 크게 성공했다고 가정하자. 이익잉여금이 넘쳐흘러 어찌할 바를 모르고 있다. 그럼 그 돈으로 무엇을 할 것인가? 기존 커피 사업을 강화할 것인가, 아니면 신사업에 투자할 것인가. 신사업에 투자한다면 어떤 사업에 진출할 것인가? 커피와 연관된 사업인가, 아니면 업종이 전혀 다른 새로운 사업인가?

당신이 어떤 사업에서 초기에 성공하더라도 창업가, 사업가, 경영자로서 더 큰 성장을 도모하기 위해서는 이런 질문에 대해 미리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카페베네의 실패는 이런 질문이 얼마나 중요한지 다시 한번 일깨워주고 있다. ‘영원한 것은 없다’는 말처럼 카페베네의 성공신화도 끝났다. 커피점 프랜차이즈 사업을 시작한 지 5년 만에 세계 곳곳에 1000여 개 매장을 내며 ‘토종 프랜차이즈 신화’를 이뤄냈던, 잘나가던 카페베네는 과연 그 신화를 이어가지 못하고 있는 걸까. 전략적 관점에서 이를 5가지로 분석할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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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베네의 신화

카페베네 창업주, 김선권 대표의 첫 사업 아이템은 오락실이었다. 그는 일본여행 중 일본의 발전된 오락실 산업을 보고 영감을 얻어 1997년 국내에서 처음으로 PC방 프랜차이즈를 시작했고 200호점까지 늘렸다. 이후 PC방 사업이 대중화를 통해 성숙기에 도달해 수익성이 떨어지자 외식업으로 눈을 돌린다. 이에 2001년 삼겹살 전문점 ‘왕삼겹닷컴’을 론칭했고 가맹점을 200여 개로까지 늘렸다. 하지만 이 사업은 구제역 파동과 경쟁 심화로 김 대표에게 결과적으로 실패의 쓴맛을 보게 했다. 이후 유행을 타지 않는 업종을 찾다가 2002년, 감자탕 전문점 ‘행복추풍령’과 인연을 맺었다. 행복추풍령은 감자탕에 묵은지를 결합하는 등 차별화된 퓨전 메뉴를 통해 소비자들의 입맛을 사로잡았고 론칭 3년 만에 320개 매장을 보유할 만큼 성공을 거뒀다. 감자탕 사업이 궤도에 오르자 김 대표는 새로운 아이템을 찾기 위해 유럽 시장을 벤치마킹하기 시작했다. 스터디 끝에 2008년, 드디어 커피전문점 시장에 도전장을 던졌다.

 

이렇게 시작된 카페베네는 스타벅스, 커피빈 등 글로벌 커피전문점에 밀려 고전을 면치 못했다. 글로벌 브랜드에 비해 낮은 인지도 탓이 컸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돌풍을 일으켰다. 2009년부터 인기 프로그램인 시트콤 ‘하이킥’, 드라마 ‘시크릿가든’에 PPL광고를 시도하는 등 당시에는 파격적인 방식으로 마케팅을 펼치며 브랜드 인지도를 높여갔다.

공격적인 마케팅 덕에 2010년 한 해만 335개 매장을 열었고, 2011년에는 무려 800호 점을 개설할 정도로 고속성장을 거듭했다. 카페베네는 커피 맛보다 매장의 편익을 극대화하는 전략을 구사하고 스타마케팅을 통한 브랜드 및 이미지 전략으로 차별화를 이뤄내면서 치열한 커피전문점 시장에서 급속히 성장할 수 있었다. 그 결과, 최단 기간에 최다 매장 수 돌파, 연매출 1000억 원 돌파, 업계 최초 500호점 돌파, 드라마 속 브랜드 및 매장 노출 1위, 소비자가 뽑은 가장 신뢰하는 커피전문점 선정 등의 쾌거를 이뤄냈다. 이 모든 것이 론칭 3년이 채 되지 않은 시점에 이뤄진 성공이었다. 또한 카페베네의 성공사례를 담은 하버드경영대학원의 논문1 도 발표됐고 NACRA(North America Case Research Association)가 발간하는 기업 사례 전문 학술지 가 카페베네의 성공 스토리를 소개하는 등 학계의 인정까지 받았다. 이 논문은 2008년 카페베네 브랜드 론칭부터 미국 뉴욕 맨해튼의 해외 1호점 개설까지의 과정을 창업가정신과 기업의 글로벌 전략, 프랜차이징 이론 등으로 설명했다. 또 스타벅스, 커피빈 등 대형 업체들이 선점하고 있던 국내 커피전문점 시장에서 급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커피 외 다양한 디저트 메뉴 구성, 북카페를 결합한 편안한 공간, 스타를 활용한 차별화된 전략과 마케팅이 주효했기 때문이라고 서술하고 있다. 창업주 김선권 대표의 도전정신 역시 성공의 주요 이유로 소개됐다. 당시 시장에 팽배하던 ‘스타벅스 따라 하기’에서 탈피한 것이었다. 김 대표는 뉴요커를 연상시키는 아메리칸 스타일 대신 정통 유럽풍 카페문화에 한국식 사랑방 문화를 접목했다. 그 결과 스타벅스와 다르지만 스타벅스만큼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연출해낼 수 있었다. 와플, 젤라또 등 디저트 비중을 높이고 북카페, 흡연석, 와이파이존 등을 마련해 고객들이 오래 머물기에 편안한 분위기를 만들었다. 1970∼1980년대 DJ가 있는 음악다방을 재현, 카페베네만의 음악방송을 도입한 것도 차별화 요소였다. 또한 업계에서 시도하지 않던 스타마케팅, TV CF, 드라마 PPL 등에 적극 투자한 것, 국내 기업 최초로 브라질 현지 커피농장과 직접 FTT(Farm To Table) 계약을 체결한 것도 성공 요인으로 꼽힐 만했다. 글로벌 진출 전략도 남달랐다. 2010년 당시, 업계에서는 한국에서 가까운 중국 등 아시아 국가부터 진출하는 것이 상식으로 통했다. 하지만 스타벅스와 경쟁하는 글로벌 브랜드를 만들기 위해 카페베네는 미국에서의 정면승부를 택했고, 세계의 심장부인 뉴욕 맨해튼 한복판에 해외 1호점을 냈다. 편안한 의자, 북카페, 와이파이 등을 갖추고 와플, 젤라또, 전통음료인 오곡라떼, 미수가루라떼에 더해 뉴요커들의 취향을 반영한 샌드위치를 추가해 현지화하는 노력도 펼쳤다. 실제로 스타벅스 같은 현지 브랜드에 식상해 했던 뉴요커들의 호응은 컸다. 하루 평균 3000여 명이 찾는 명소가 되면서 오픈 1년 만에 손익분기점을 넘어섰으며 월 평균 매출은 30만 달러 이상에 달했다. 이후 카페베네는 중국, 사우디아라비아, 일본, 필리핀 등 해외 12개국에 진출해 500개 이상의 매장을 개설하며 승승장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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