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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BR Case Study: 토즈의 공간 창조 전략

공간을 판 ‘현대판 봉이 김선달’ 공유경제시대, 글로벌 도약을 꿈꾼다.

윤영진 | 208호 (2016년 9월 lssue 1)

 

 

Article at a Glance

 

‘공간서비스그룹’을 자처하는 토즈는 빈 공간에 고객의 목적과 생애주기에 맞춘 목적과쓰임새를 부여하는 비즈니스 모델을 추구하고 있다. 이에 따라 효율적으로 학습 효과를 내는 스터디센터, 스마트 워크 및 ‘1인 오피스를 구현해주는비즈니스센터워크센터’, 각종 모임을 편하게 열 수 있는모임센터등의 사업을 구축했다. 토즈의 성공 요인은 다음과 같이 요약할 수 있다.

 

1. 경제적 생산자원의 외부화 지향:

공유 및 유틸리티 서비스 (Off-shore Shared & Utility Service)

2. 무간(無間)의 연계 달성:

O2O 서비스(Online-to-Offline Service)

3. 새로운 사회문화적 코드 창출:

커뮤니티 서비스(Community Service)

4. 공간의 기능을 테마화:

시장충족형 전문화 서비스 (On-Demand Professional Service)

 

편집자주

이 기사의 제작에는 동아일보 미래전략연구소 인턴연구원 신은경(매캘러스터칼리지 경제학·아시아학 3학년) 씨가 참여했습니다.

 

아버지는 말없이 다가왔다. 그리곤 손가락을 들어 올려 아들의 가슴팍에 말없이 한 글자를 썼다. ‘참을 인()’

 

 

아들의 심장에 마치 문신처럼 새겨진 이 한 단어는 이후 아들의 기나긴 사업 여정에 나침반이 됐다. 15년 전, 공간서비스그룹, ‘토즈를 운영하는 김윤환 피투피시스템즈 대표(44)가 사업을 시작할 무렵의 얘기다. 김 대표의 부모님은 경남 남해에서 학교 납품용 가구를 제작하는 공장을 운영했다. 김 대표가 초등학생 때만 해도 부모님과 네 남매, 이렇게 여섯 식구 전체가 공장 내 단칸방에 살림을 차려놓고 숙식을 했다. 아이들은 등굣길이 부끄러웠다. 가난의 무게를 상기시키기라도 하듯 손때 묻은 책가방에는 가구 제작 과정에서 쓸려 나온 톱밥이 찰거머리처럼 잔뜩 들러붙어 있었다.

 

다행히 부모님의 사업은 점점 나아지기 시작했다. 김 대표가 고등학생이 될 무렵에는 경남 지역 최대 규모의 학교 납품 가구 업체로 성장했다. 하지만 사업 파트너로, 수십 년간 고생을 함께한 부부는 자식들이 사업을 하느라 당신들과 똑같은 마음고생을 하기를 원치 않았다. 그래서 두 아들에게 자격증 하나만으로도 척척 취업이 잘됐던 회계사가 될 것을 권했다. 이렇게 부모님의 뜻대로 서울로 유학을 갔고, 미국회계사 자격증(AICPA)까지 딴 착한 장남이 결국은 취업 대신 사업을 하겠다고 팔을 걷어붙였을 때 부모님의 반대는 상상 그 이상이었다. 하지만 이미 큰 꿈을 품기 시작한 아들의 뜻을 꺾기는 쉽지 않았다. 그렇게 아버지는참을 인자 하나를 가슴팍에 새겨주며 말없이 앞길을 축복했다.

 

‘공간을 서비스합니다

 

‘공간을 서비스한다.’ 이제는 대중에게도 친숙한 개념이지만 당시로선 대동강 물을 팔았다는 봉이 김선달 같은 발칙한 발상이었다. 1995년부터 약 7년 동안 회계사 시험 등을 준비하며 도서관과 독서실 등을 전전했던 김 대표는왜 마음 편하게, 그리고 쾌적하게 공부하고 토론할 수 있는 모임 공간이 없을까궁금했다. 학교 도서관을 자주 다니다보니 저도 모르게 학생들의 행동도 관찰하게 됐다. 그가 다닌 한국외대 서울캠퍼스 도서관 2층과 인근 독서실에는 칸막이가 있는 공간과 칸막이 없이 탁 트인 공간이 있었다. 그런데 며칠만 관찰해 봐도 어떤 이는 굳이 칸막이가 있는 공간을 사수하려, 또 어떤 이는 탁 트인 공간을 지키기 위해 애쓰는 게 느껴졌다. 그저 공부 스타일뿐 아니라 환경 자체가 효율에 영향을 미치지 않나 자연스레 가설을 세우게 됐다.

 

단순히 호기심으로 시작됐던 공부 효율과 환경에 대한 고민은 자연스레 사업 구상으로 이어졌다. 그때까지만 해도 김 대표가 꿈꾸는 이상적인 공부 공간은 국내에 존재하지 않았다. 그나마 1994년 오픈한 민들레영토 세미나실이 학교 도서관이나 회사 회의실을 대체할 만한 스터디용 모임 공간으로 불릴 만했다.

 

사업 아이디어를 머릿속으로만 구상하던 사이, 회계사 시험에 합격했고 외국계 회계 법인에서 인턴으로도 근무했다. 하지만 과연 이것이 앞으로 10, 20년간 내 심장을 뛰게 할 일일지 회의가 앞섰다. 하지만 당시에는 IT(정보기술) 분야를 제외하고는 감히 20대 후반의 나이에 창업에 도전하는 사람이 많지 않았다. 취업도 잘되는 편이었다. 그런데 회계사 자격증까지 따놓고 맨손으로 사업을 시작한다니. 주변 친구들조차 고개를 저었다.

 

하지만공부 공간이라는 비즈니스 모델에 대한 김 대표의 확신은 컸다. 결국 창업을 결심하고 아버지로부터 일부 투자도 받았다. 대학 후배 2명과 지인 1명을 영입해 약 1년간 시장 조사를 시작했다. 독서실이라는 개념조차 존재하지 않는 해외에서는 물론 국내에서도 김 대표가 꿈꾸는 공부 공간은 전무했기에 벤치마킹 대상을 찾기도 쉽지 않았다. 이 상황에서 유일한 아이디어는 잠재 수요자들에게서 찾아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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