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중요한 기업의 자산이 인적자원과 조직의 역량임을 부정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특히 유례없는 저성장 속에서 경제 여건까지 격변함에 따라 인적자원과 조직 역량의 중요성은 더 커지고 있다. 한 조사에 따르면 국내 기업에 유능한 인재들이 입사 지원할 때 최우선으로 고려하는 요소는 보상, 경력개발, 회사의 브랜드 순이다. 그런데 이 조사에는 매우 흥미로운 부분이 있다. 핵심인재들이 회사를 떠나는 가장 큰 이유는 사업과 조직을 이끄는 리더의 리더십 문제였다.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기업들은 생존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기업의 인재들은 금전적 보상 외에도 많은 것을 원한다. 명확한 방향성과 비전 제시, 어려움 속에서도 부하직원의 경력을 개발해주고 성과를 인정해줘 창의적 몰입을 이끌어줄 리더를 원한다. 결국 리더십이 기업의 성공을 위한 가장 필수적인 경쟁력이라고 할 수 있다.

이렇게 혁신적이며 진정성 있는 리더와 함께 일할 때 젊고 유능한 인재들은 회사와 자신의 삶에 대한 불확실성을 극복하고 안정감을 느낄 수 있다. 동일한 경쟁환경이라고 가정한다면, 이렇게 창의적 몰입 분위기가 조성되면 좀 더 혁신적 도전과 응전이 일어날 수 있다. 헤이그룹(Hay Group)의 연구에 따르면, 이러한 조직은 그렇지 않은 조직보다 성과가 30% 높다. 불확실성이 커질수록 리더들은 성공을 위해 미래의 6가지 트렌드를 읽어야 한다. 이 6가지 트렌드는 △ 글로벌화의 가속화 △ 기후 변화로 인한 환경적 영향과 자원 부족 △ 인구 통계학적 변화 △ 개인화와 가치 다원화 △ 디지털 라이프스타일의 증가 △ 기술 융합이다. 이 6가지 트렌드를 고려한 전략, 이와 연계된 조직문화, 구조, 시스템 및 프로세스를 빠르게 조정하고 변화시킬 수 있어야 한다. 또한 미래의 리더는 권한(Authority)보다는 영향력(Influence)을 통해 긍정적인 권력 거리(Power Distance)를 유지하며, 6가지 트렌드하에서 사고·행동하는 조직원을 효과적으로 이끌어야 할 것이다.

지난 11월10일, 헤이그룹은 최고의 리더십 기업보고서(www.haygroup.com/BCL)와 상위 20개 기업의 순위를 발표했다. 세계 최고 리더십 기업들의 순위를 매기고, 이 기업들이 어떻게 뛰어난 리더를 발굴하고 육성하는지를 조사한 것이다. 최근 2년 연속 P&G(Proctor & Gamble)가 1위에 올랐고, GE(General Electric)와 코카콜라, IBM이 뒤를 이었다. 지난해 12위에 올랐던 삼성은 올해 8위로 뛰어올랐다. 이 연구에 따르면, 리더십 상위 20위 기업들은 ‘최고 인재타깃’을 향한 인재 파이프라인을 적극적으로 관리해 직원들에게 명확한 경력경로(career path)를 제시하고 있었다. 또한 높은 성장 잠재력을 가진 인재들에게 적시에 글로벌 환경에서 더욱 다양하고 비전통적인 경력개발 기회를 제공했다.

헤이그룹의 L&T(Leadership and Talent) 분야 글로벌 관리 이사인 루스 말로이(Ruth Malloy)는 “올해 연구는 세계의 선도 기업들이 혁신을 주도하고 조직을 변화시킬 수 있는 리더들을 의도적으로 육성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이러한 최고 수준의 기업들은 비전통적이고 다양한 경력 경로를 제공한다”며 “높은 잠재력을 지닌 인재를 교육해 특정 비즈니스 문제를 해결하고 조직의 성공에 도움을 줄 수 있는 능력을 개발하도록 한다”고 강조했다.

최첨단 사물인터넷(IoT), 빅데이터 활용이 이슈인 2014년에 다시 ‘사람’에 대한 얘기를 꺼내고 리더십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것이 많은 기업들에 와 닿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글로벌 선도 기업에 대한 연구 결과는 명백하게 ‘리더십이 핵심 경쟁력’이라는 사실을 보여주고 있다.

정현석 헤이그룹 한국지사 대표

정현석 대표는 고려대 경영학과와 미국 선더버드 앤 애리조나(Thunderbird & Arizona) 주립대에서 경영학 석사 학위를 취득했다. 한화그룹과 PWC컨설팅, 머서컨설팅 상무를 거쳐 현재 글로벌 경영 컨설팅 회사인 헤이그룹(Hay Group)의 한국 대표이사로 재직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