습관의 힘
찰스 두히그 지음/ 갤리온/ 1만6000원
모든 치약에서는 화한 맛이 난다. 치약회사들이 치약을 만들 땐 블루베리맛이 나게 할 수도 있고 초콜릿맛이 나게 할 수도 있다. 얼얼한 느낌이 치약의 효능을 더 좋게 해주는 것도 아니다. 그런데도 굳이 얼얼한 맛을 치약에 넣는 것은 소비자들의 ‘오랜 습관’ 때문이다. 소비자들은 치약의 얼얼한 맛에 익숙해졌다. 그런 느낌이 나야 입이 깨끗해졌다고 생각한다. 치약에서 어떤 맛이 나든지 기본적으로는 반드시 시원하고 얼얼한 느낌이 나야 한다.
습관이 무섭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은 없다. 우리 뇌는 끊임없이 활동을 절약할 방법을 찾아내려고 애쓴다. 습관이 뇌에 휴식 시간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어떤 습관이 형성되면 뇌는 의사결정에 참여하는 것을 완전히 중단한다. 이미 알고 있는 익숙한 방식을 그대로 따라갈 뿐 치열하게 고민하거나 추가로 개입하지 않는다. 습관이 반드시 나쁜 것은 아니다. 우리는 매일 아침 이를 먼저 닦을까 세수를 먼저 할까, 또는 신을 신을 때 오른발을 먼저 넣을까 왼발을 먼저 넣을까 고민하지 않는다. 습관이 없다면 뇌는 매순간 일상의 자잘한 일들에 짓눌려 압사할지도 모른다. 중요한 것은 ‘좋은’ 습관을 만드는 것이다. 어떤 습관이든 한번 익숙해져버리면 바꾸기까지 상당한 노력과 시간이 필요하다. 그리고 의식적으로 노력하지 않으면 그 습관은 자동적으로 반복된다.
기업은 크게 두 가지 이유에서 습관의 형성과 변화 과정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첫째, 소비자의 습성을 파악하기 위해서다. 둘째, 조직 자체의 습관을 경영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만들어가기 위해서다.
우선 페브리즈가 일상생활에 깊숙이 자리 잡게 된 과정을 살펴보자. P&G가 수년 동안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소비자들은 악취를 없앨 수 있는 상품을 간절히 원하고 있었다. P&G의 한 연구원이 우연히 무색무취의 탈취물질을 발견하면서 제품화에 속도가 붙었다. P&G는 수백만 달러를 투자해서 페브리즈를 만들었다. 이제 마케팅팀의 차례였다. 마케팅팀은 무료로 샘플을 나눠주고 광고지를 뿌렸으며 대형마트에 자릿세까지 내면서 계산대 옆에 페브리즈를 산더미처럼 쌓아뒀다. 일주일이 지나고 한 달이 지나고 두 달이 지나도록 판매액은 보잘 것 없었다. 오히려 줄어들기까지 했다. 회사는 당황했다.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기로 했다. 그동안 페브리즈를 구입한 수백 명의 소비자들을 만나 제품을 언제 어떻게 이용하는지 조사했다. 그리고 광고 문구를 완전히 바꿨다. 이전에는 악취를 제거하는 효능에 초점을 뒀다면 새로운 광고에서는 활짝 열린 창문과 맑은 공기를 보여주며 상쾌함을 더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페브리즈는 더러운 옷이나 집안에 밴 냄새를 없애주는 제품이 아니라 깨끗하게 청소한 후 마무리로 향기를 더해주는 제품으로 재정립됐다. 이때 중요한 것은 청소 후 페브리즈를 뿌려야만 청소를 완전히 마무리하는 것처럼 인식하도록 만든 점이다. (이 점은 우리나라 소비자가 옥시크린을 넣고 ‘빨래 끝∼’이라고 외치는 것과 비슷하다.) 즉 페브리즈를 뿌리는 일이 청소의 마지막 단계가 되도록 습관화하는 데 중점을 뒀다는 것이다. 1998년 여름 페브리즈는 다시 출시됐다. 두 달 만에 판매량이 두 배로 증가했다. 1년이 지나지 않아 소비자들이 페브리즈에 쓴 돈은 2억3000만 달러를 넘었다. 페브리즈를 뿌리는 행위가 소비자들의 새로운 습관으로 자리 잡게 한 것이 성공한 결과였다.
조직에 좋은 습관이 뿌리내리도록 하는 일 또한 기업에 중요한 과제다. 대충 넘어가거나 서로 눈감아주거나 건전한 비판이 나올 수 없는 분위기가 습관으로 익숙해진 조직에는 미래가 없다. 오히려 엄청난 재앙을 불씨로 품고 있다고 봐야 한다. 미국 최고의 병원으로 손꼽히던 로드아일랜드병원에서 벌어진 끔찍한 의료사고나 런던 지하철 역사에서 발생한 화재 사고가 좋은 예다.
다행스러운 것은 의식적으로 노력하면 나쁜 습관을 버리고 좋은 습관을 내재화할 수 있다는 점이다. 또 습관을 만드는 보상과 열망 시스템을 이해한다면 습관을 좀 더 쉽게 만들어갈 수 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좋은 습관을 갖겠다는 자각과 의지다.
한 권으로 끝내는 비즈니스 사고법의 모든 것
사카이 조 지음/ 지식공간/ 1만3500원
세 가지 종류의 사고법이 있다. 우선 로지컬 싱킹(logical thinking)이다. 면밀히 파악하거나 날카롭게 분석하는 논리적 사고법이다. 농경사회에서 곡괭이와 낫이 필수 도구이듯 지식사회에서는 지식을 다룰 수 있는 로지컬 싱킹이 필수다.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 동일한 정보를 갖고 모두가 같은 결과를 도출해낸다면 경쟁력이 없다. 여기서 필요한 것이 직감을 활용하는 래터럴 싱킹(lateral thinking)이다. 동일한 재료로 차별적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창조적인 사고법이다. 어느 것이 우월하다고 할 수 없다. 지금은 양자를 결합해 자유자재로 활용하는 인터그레이티브 싱킹(intergrative thinking)이 필요한 시대이기 때문이다.
마흔의 서재
장석주 지음/ 한빛비즈/ 1만5000원
사회생활을 웬만큼 했고 노화를 본격적으로 느끼기 시작하는 나이, 살아온 날들을 뒤돌아보고 살아갈 날들을 내다봐도 그다지 뚜렷한 답이 보이지 않는 나이, 마흔이다. 저자는 “‘스물다섯 살 이후에는 그냥 유령처럼’(벤저민 프랭클린) 사는 누군가를 위해 혹은 가슴 뛰는 삶을 살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르는 인생의 후배들을 위해 피가 되고 살이 되는 얘기를 들려주겠다”며 이 책을 썼다. ‘오후의 지혜를 채워라’ ‘단순하게 살라’ ‘비우고 고요하라’ 등 마흔 살 뿐 아니라 어느 나이 대든 귀담아 들을 만한 경구가 가득 담겼다.
최한나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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