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sed on “A fatal flaw: Positive leadership style research creates casual illusions” by Thomas Fischer, Joerg Dietz, John Antonakis in The Leadership Quarterly 35(3), June 2024
무엇을, 왜 연구했나?진정성 리더십(Authentic leadership), 윤리적 리더십(Ethical leadership), 서번트 리더십(Servant leadership) 등으로 대표되는 긍정적 리더십(Positive leadership)이 대세다. 학계 전문가뿐 아니라 현장의 리더들도 긍정적 리더십 스타일이 조직 성과 향상에 결정적 역할을 한다고 굳게 믿어 왔다. 이런 관점이 자연스럽게 조직의 바람직한 리더상으로 자리 잡았고 리더십 개발과 훈련에도 깊은 영향을 미쳤다.
그런데 긍정적 리더십 평가 도구들이 리더의 구체적 행동(behavior)을 객관적으로 측정한다고 주장하지만 실제로는 평가자의 주관적 판단(evaluative bias)과 리더에 관한 비행동적 정보가 상당히 개입돼 인과관계가 왜곡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리더십 스타일을 측정하는 설문지들이 리더의 행동만을 측정하는 것이 아니라 그 행동에 대한 관찰자의 주관적 평가도 함께 측정하게 된다는 것이다. 예컨대 특정 행동을 ‘윤리적’이라고 응답하는 것은 그 행동을 단순히 묘사하는 것이 아니라 긍정적인 가치 판단을 내리는 것이다. 이에 본 연구는 리더의 과거 성공, 윤리적 성과, 정치적 가치의 일치 여부 등과 같은 비행동적 요인이 리더십 평가에 미치는 영향을 검증하고자 했다. 이를 통해 ‘긍정적 행동을 하는 리더가 성과를 창출한다’는 인과관계의 해석이 평가자의 주관적 판단에 기인할 수 있음을 규명하고자 했다.
연구진은 총 네 개의 실험을 설계했다. 첫 번째 실험에서 참가자는 자선단체를 위해 일하는 직원들을 격려하는 리더의 비디오를 시청했다. 그리고 일부 참가자에게 이 리더가 이전에 큰 성공을 거뒀다고 알려주고, 다른 참가자에게는 성과가 좋지 않았다고 알려줬다. 이처럼 리더의 과거 성공 정보를 차별적으로 제공함으로써 동일한 리더 행동에도 불구하고 평가 점수가 어떻게 달라지는지 검증했다. 두 번째 실험에서는 리더가 직원들을 존중하고 배려했다는 윤리적 정보를 일부 참가자에게 제공했다. 모든 참가자는 정확히 같은 리더 행동을 봤지만 이 추가 정보에 노출된 사람들은 그 리더를 더 진정성 있고, 윤리적이며, 서번트 리더십을 보인다고 평가했다. 세 번째 실험은 참가자들에게 특정 미국 대통령(빌 클린턴 또는 조지 W. 부시)의 취임 연설을 읽게 했다. 그런 후 본인과 리더의 정치적 가치가 일치하는지 여부에 따른 평가 변화를 검증했다. 네 번째 실험에서는 윤리적 리더십 강도가 각기 다른 리더의 영상을 보여주고 수학 문제를 풀게 한 후 결과를 보고하도록 했다. 더 많은 문제를 풀면 더 많은 돈을 지급하는 조건에서 이들이 거짓말을 하는지 살펴봤다.
무엇을 발견했나?실험 결과, 긍정적 리더십 스타일의 평가 도구는 리더의 실제 행동을 반영하는 것이 아니라 평가자의 주관적 판단에 크게 영향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첫째, 리더십 스타일은 비행동적 정보의 영향을 받았다. 참가자들은 리더의 ‘과거 성공’ 혹은 ‘윤리적 성과’와 같은 정보를 제공받은 경우 동일한 리더 행동에도 더 높은 리더십 점수를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둘째, 리더십 스타일 측정이 인과관계에 대한 오해(causal illusion)를 일으킬 수 있음이 드러났다. 즉 리더의 실제 행동에 변화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평가자의 주관적인 판단이 기부 결정이나 부정행위 같은 특정 행동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드러났다.
셋째, 기존의 평가 도구 자체가 행동보다 평가자의 주관적 판단에 의존하고 있음이 드러났다. 연구진은 전통적으로 사용되던 리더십 평가 도구(진정성, 윤리적, 서번트 리더십 측정 설문들)와 리더 행동이 아닌 주관적 판단만을 반영하는 평가 도구인 EvalQ(Evaluative Questionnaire)를 비교 분석했다. 그 결과 두 평가 도구 모두 유사한 예측력과 효과 크기를 나타냈는데 이는 기존 리더십 평가 도구들이 본질적으로 평가자의 ‘주관적 판단’에 의존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이는 ‘진정성 있고, 윤리적이며, 헌신적인 리더가 좋은 성과를 낳는다’는 단순 인과관계의 해석이 평가자의 인지 편향에 의해 왜곡될 수 있음을 경고한다. 종합하면 본 연구는 긍정적 리더십 스타일의 평가가 리더의 구체적 행동보다 평가자의 주관적 판단에 의해 좌우되며 이에 따라 기존 인과관계 해석에 심각한 오류가 발생할 수 있음을 입증했다.
연구 결과가 어떤 교훈을 주나?이번 연구는 리더십 평가와 관련해 학문적, 실무적으로 중요한 교훈을 준다. 첫째, 리더십 스타일 측정의 재정의가 필요하다. 본 연구 결과는 기존 리더십 평가 도구들이 리더의 실제 행동과 평가자의 주관적 판단을 명확히 구분하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결국 리더십 스타일 인식과 평가가 평가자의 주관적 판단에 의해 왜곡될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하며 리더의 행동과 평가를 분리할 수 있는 새로운 이론적 모델과 측정 도구의 개발이 시급함을 드러낸다.
둘째, 리더십 평가 체계 개선을 검토해야 한다. 많은 조직에서 리더십 개발 프로그램은 리더의 행동 변화를 중심으로 설계돼 왔다. 그러나 본 연구에서 드러나듯 평가자의 주관적 판단과 인지 편향이 실제 조직의 의사결정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이에 따라 조직은 단일 평가 도구에 의존하기보다 360도 피드백과 같이 다각적인 평가 체계를 도입해 리더의 행동뿐 아니라 평가자의 주관적 판단을 보완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또한 평가자가 가진 인지적 편향을 줄이기 위한 교육 및 훈련 프로그램을 병행함으로써 객관적이고 신뢰할 수 있는 리더 평가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
셋째, 리더십 개발의 내용과 방식을 재고해야 한다. 많은 기업이 긍정적 리더십에 대한 교육과 훈련에 자원을 쏟고 있다. 하지만 긍정적 리더십을 개념화하는 데 그치지 말고 구체적인 행동까지 포괄하는 프로그램으로 확장해야 한다.
단순히 ‘진정성 있는 리더가 되세요’라고 자질을 강조만 하는 대신 ‘정기적으로 직원에게 피드백을 요청하세요’ 또는 ‘실수를 공개적으로 인정하세요’와 같은 세부적인 행동을 교육과정에 담아야 한다. 아울러 리더십은 리더와 팔로워 간의 관계에서 정립되는 만큼 리더 개인에게 긍정적 리더십을 갖게만 독려할 게 아니라 팔로워와 상호작용을 중심에 놓고 어떻게 행동하는 것이 바람직한지 탐색하게 해야 한다. 또한 대부분 리더는 팔로워이기도 하기 때문에 팔로워십에 대한 교육도 병행돼야 리더십과 팔로워십이 양발로 온전히 서는 모습을 갖출 수 있을 것이다.현재 리더십에 대한 이해는 중대한 전환점을 맞고 있다. 유행처럼 번지고 있는 모호한 리더십 스타일에서 넘어서 구체적이고 관찰할 수 있는 행동, 그리고 이런 행동이 특정 맥락에서 어떻게 효과적으로 작용하는지에 집중해야 한다. 리더십은 도덕이나 스타일이 아니라 일상 속의 행동과 결정에서 나타나고 인식됨을 잊어서는 안 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