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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똑똑하고, 더 빨라야 살아남는다

이문규 | 65호 (2010년 9월 Issue 2)
세계 경기가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지만 소비심리는 여전히 불안하다. 활력을 회복하고 있는 신흥시장은 그나마 낫다. 미국, 유럽 고객의 씀씀이는 여전히 얄팍하다. 기업들은 소비자의 지갑을 열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일부 기업은 원가를 줄이거나 경기 불황을 타개할 저가 상품을 내놓기도 한다. 민간과 공공의 투자가 몰리는 친환경, 에너지, 정보기술 분야에 눈을 돌리는 회사도 있다. 기업의 생존노력이 거세질수록 경쟁의 강도도 더 세진다.
 
새로운 고객을 확보하고 시장을 개척하는 적극적인 대책도 필요하다. 하지만 기존 고객을 만족시키고 유지하기 위한 노력이 선행되지 않는다면 이는 사상누각에 불과하다. 고객만족(customer satisfaction)과 고객유지(customer retention) 없이는 어떠한 기업도 생존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학계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일반적으로 기업매출의 65% 정도가 그 기업에 만족한 기존 고객으로부터 나온다고 한다. 그리고 기존고객을 유지하는 일은 새로운 고객을 찾는 비용의 평균 5분의 1정도 밖에 들지 않는다. 반면, 불만족한 고객의 90% 이상은 그 기업의 상품을 다시 찾지 않으며 그 불만을 최소한 다른 9명의 잠재 고객에게 이야기한다고 한다.
 
미국의 라이헬드와 새서의 연구에 따르면 기업이 고객이탈률(customer defection rate)을 5% 정도만 낮출 수 있다면 순이익은 25∼85% 증가하는 효과가 나타난다고 한다. 그 만큼 기존고객의 기업에 대한 공헌도는 높다. 기존고객, 특히 만족한 고정 고객일수록 가격에 비교적 덜 민감하고, 마케팅 비용이 적게 든다. 또 다른 고객에게 긍정적인 구전활동도 해준다.
 
하지만 ‘단골’은 까다롭다. 고객만족과 불만족은 실제 상품의 품질과 소비자의 사전 기대의 차이에 의해 결정되는데, 고정고객일수록 기업에 대한 기대수준이 높기 때문이다. 그들의 기대 수준에 맞는 제품이나 서비스가 제공되지 않는다면 실망감과 불만족은 당연히 커질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어떻게 이 까다로운 소비자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을까?
 
첫째, 기업은 정보기술(IT)을 활용해 더 똑똑해져야 한다. 소비자들의 구매행위에 대한 데이터베이스를 구축, 관리해나가지 않는 한 고객만족과 고객유지는 단순히 구호에 그치기 쉽다. 기업은 어떠한 고객이 언제, 얼마나 자주, 얼마나 많은 양을 구매하는지를 파악해 시장을 세분화하고 고객의 욕구에 맞는 제품과 서비스를 디자인해야 한다. 또 고객의 평생가치를 산출하고 기존고객과 장기적인 관계를 유지해야 한다. 고객이 한 기업에 충실한 기간이 길면 길수록 그 고객의 가치가 높아지기 때문이다.
 
둘째, 고객의 가치를 논하기만 할 것이 아니라 실행이 필요하다. 마케팅은 실행의 학문이다. 고객 만족의 방법을 파악하고 실천에 옮기지 않는다면 이는 공허한 구호로 남을 수밖에 없다.
 
마지막으로 기업과 고객 간의 상호작용이 이루어지는 ‘결정적 순간’ 혹은 ‘진실의 순간(MOT·moment-of-truth)’을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기업은 이 순간에 고객 만족과 불만족이 갈리는 결정적 사건이 무엇인지, 소비자가 구매의사를 결정하는 평가 기준이 무엇인지를 파악하고 관리하는 일을 게을리 해서는 안 된다. 이때 비로소 고객만족과 고객충성도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다. 기업은 더 똑똑해지고, 더 빨라져야 한다. 스마터 마케팅(Smarter Marketing)이 필요한 시대다.
 
필자
는 연세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경영학 석사,
미국 일리노이대에서 마케팅 전공으로 경영학 석사와 박사 학위를 각각 받았다.
미국 콜로라도대 조교수를 역임했다. 주요 연구 분야는 소비자행동론, 브랜드관리론, 서비스마케팅, 인터넷마케팅 등이며 서비스마케팅 학회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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